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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안동 마애석조비로자나불좌상

기자명 이숙희

팔각연화대좌에 결가부좌한 모습
신체·얼굴 등 통일신라 후기 특징

노천 방치로 얼굴 마멸 심하고
머리·몸 이어붙인 시멘트 흔적
안정감 있는 비례와 옷주름 등
전성기 통일신라 양식 형식화

안동마애석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후기, 높이 274㎝. ‘비로자나불상’하(영축산 법성사, 2017).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마애리 마애마을에 있는 석조비로자나불상은 팔각연화대좌에 결가부좌하여 앉아 있는 모습이다(사진). 오랫동안 노천에 방치되어 있어서 얼굴 부분의 마멸이 심한 편이다. 목에도 머리와 몸을 이어붙인 시멘트 흔적이 심하게 남아 있다.
 
이곳에는 ‘망천사(望天寺)’라는 절터가 있었다고 하나, 이 사찰의 자세한 연혁을 알 수 없다. 주변은 소나무 숲으로 변하여 절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으나, 기와편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현재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철책 안에 모셔져 있다.  

마애비로자나불상은 머리가 몸에 비해 작고 다리의 폭이 넓은 편이라 안정적인 모습이다. 머리의 나발(螺髮)은 일부 깨져 있고, 얼굴의 세부표현도 분명치 않지만 둥근 형태와 표정이 부드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마에는 백호를 넣었던 구멍이 크게 남아 있다. 

몸에는 양 어깨를 덮은 통견의 법의를 입었는데 양쪽 팔에까지 길게 늘어져 있고 두 팔 위로 일정한 간격의 형식적인 띠주름이 표현되었다. 배 앞쪽에서 흘러내린 옷자락은 두 다리를 덮으면서 다리 사이에 부채꼴 모양의 옷자락이 모아져 있다. 가슴 위로는 내의를 묶은 띠매듭이 보인다. 

다리는 결가부좌하였는데, 왼발을 오른쪽 다리 위에 얹은 다음 오른발을 밖에서 왼쪽 다리 위에 얹은 길상좌(吉祥坐)를 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오른발을 왼쪽 다리 위에 얹고 왼발을 밖에서 오른쪽 다리 위에 올려놓은 것은 항마좌(降魔坐)라 한다.

통일신라시대의 비로자나불상은 대부분 오른쪽 다리를 위로 올려놓은 길상좌를 하고 있으며 항마좌의 경우는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다. 길상좌 중에는 왼발이 오른쪽 다리 밑으로 들어가 법의의 옷자락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반가좌(半跏坐)를 한 예들도 포함되어 있다. 두 손은 가슴 앞에 꼭 붙이고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있는데, 왼손의 둘째손가락이 파손된 상태이다.

대좌 또한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팔각연화대좌로 상대, 중대, 하대로 구성되었다. 특이하게 상대석과 중대석 사이에 연꽃잎의 판석이 놓여 있는데, 이는 통일신라시대 불상에서는 보기 드문 예이다. 8각의 중대석에는 모서리마다 기둥을 새겼고, 각 면에 불상과 주악천인상(奏樂天人像)을 교대로 조각하였다. 하대석은 2단으로 되어 있는데 8각 면인 하단에는 각 면마다 안상(眼象)을 새기고 그 안에 사자상(獅子像)을 조각하였다. 그 위의 상단에는 8엽의 큼직한 연꽃잎을 조각하여 돌렸다. 

안동 마애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신체비례와 얼굴 형태, 옷주름 표현 등에서 전성기 통일신라 불상양식이 형식화된 것으로 통일신라 후기불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02 / 2019년 8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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