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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예술로 기록한 돌에 새긴 부처님

  • 문화
  • 입력 2019.09.05 16:47
  • 호수 1504
  • 댓글 0

장명확 작가 ‘마애불상군’ 사진전
9월18~24일, 서울 갤러리나우서
탑곡 불상군 등 흑백사진 20여점
천년 세월·간절한 바람들 담아내

전국 각지에 조성된 마애불을 찾아 카메라 앵글로 기록해온 장명확 사진작가가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마애불상군(磨崖佛像群)-돌·부처를 만나다’를 주제로 열리는 사진전은 9월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 갤러리나우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비롯해 마애불 흑백사진 20여점이 전시된다.

충주 봉황리 마애불

장 작가는 카메라를 메고 전국을 돌면서 사찰과 불상, 스님들을 찍어왔다. 이를 계기로 불교와 인연을 맺었고,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가 마애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선배와 충청지역의 석불 촬영을 갔던 게 계기가 됐다. 석불은 자연풍화작용으로 얼굴이 다 허물고, 금도 가고, 깨져있어 장 작가는 선뜻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멍하니 있는 그에게 선배는 “왜 사진을 안 찍느냐”고 물었다. “다 깨지고, 금도 가고, 마모돼 지저분하고, 사진적인 가치가 없다”고 하자 선배는 “이 불상들은 천년 이상의 오랜 시간을 견디고 숱한 사람들이 간절한 염원을 빌고 빌었던 현존물인데 아무런 감응이 없느냐”고 일갈했다. 이후 마애불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마애불 중에서도 마애불상군에 매료돼 10년 전부터 사진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물을 대중과 나누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카메라를 들고 석불 앞에 서면 숱한 연상이 떠오른다. 선조들이 그 앞에 서서 오랜 세월 얼마나 많은 기원을 했을까. 살면서 생기는 간절한 염원과 천년의 시간이 그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숙연해지면서 더욱 감흥이 크게 작용한다. 인간의 시간은 돌에 그린 그림 ‘마애불’ 속에 그 천년의 시간이 묻혀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앞에 서면 옷깃이 여며지고 경건해 진다.”

경주와 산천, 괴산, 보은 등 전국에는 여러 부처님을 새긴 마애불상군이 14군데 존재한다. 그는 마애불상군을 집대성하고 촬영하기 위해 적게는 서너번 많게는 십여차례 이상 방문했다. 산길에 비를 만나 미끄러져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카메라 회로가 엉켜 며칠간 수리를 맡기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마애불과의 만남을 계속해 이어갔다. 그의 삶에는 시나브로 불교라는 종교성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경주 칠불암 마애불

“불교문화는 다양한 표정으로 갈무리되어 이제 세상으로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사람의 표정과 천여 곳에 달하는 사찰의 모습을 수백만 컷에 담았지만 아쉽게도 한 장의 사진을 완성했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두려움이 앞선다. 이제 내 삶을 위해 다시금 카메라를 앞세우고 인생의 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고자 한다. 이번에 내어놓는 마애불군상전은 불교와의 인연을 말하는 그 첫 발자국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장명확 사진작가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사진기자로 생활을 시작해 보도, 출판,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불교관련 사진을 찍어왔다. ‘붓다의 제자 비구니’ ‘깨달음이 있는 산사’ ‘길 위에서 삶을 묻다’ 등 40여종의 도서에서 사진작업에 참여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04 / 2019년 9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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