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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직 정토법문만 있을 뿐

“중생의 일념심성은 부처님과 결코 다름이 없다”

중생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고 
미혹을 일으키고 업을 지으며 
일체 죄악을 모두 저지르지만 
본래의 불성은 결코 손실없어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중국 불자들의 순례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법문사.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중국 불자들의 순례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법문사. 

“제 2칙 : 글자 한 자, 문구 한 마디, 게송 한수, 책 한권으로 정토법문을 남김없이 포괄하다.”

내가 듣건대 정토법문은 부처님의 본래 품은 뜻을 가장 철저하게 털어놓은 법문이라 말한다. 일체 선·교·율보다 뛰어나고 일체 선·교·율을 통섭한다. 간략히 말하면 글자 한자, 문구 한 마디, 게송 한수, 책 한권으로 정토법문을 남김없이 포괄할 수 있다. 폭넓게 말하면 설사 삼장 12부의 그윽한 말씀이나 다섯 종 조사들의 미묘한 뜻일지라도 또한 설명하고 해석하여도 다함이 없다. 

설사 대지에 널리 분포하는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함께 정각을 이루어 장광설을 내밀고 신통력과 지혜력으로 국토 가운데 미진 하나하나를 말하고 미진 가운데 하나하나 불찰토를 말하며 맹렬히 불타오르듯 말하고 그치거나 끊어짐 없이 말해도 다 말할 수 없다. 진실로 정토법문은 불가사의하기 때문이다. 경론을 보면 삼장의 왕인 ‘화엄경’과 같은 대경도 최후 일품에 이르러 십대원왕이 극락으로 인도하여 돌아가고 온갖 경전의 머리인 ‘법화경’과 같은 오묘한 경전도 들으면 곧장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과위가 등각보살과 같아진다 하셨다. 이와 같이 천경만론 곳곳에서 정토로 돌아가길 가리키고 있음을 볼 수 있으니 그 유래가 있다.

문수사리 보살께서는 “원컨대 제가 임종시 모든 장애가 사라지고 아미타 부처님을 친견하고 안락찰토에 왕생하게 하소서”하시고 보현 보살께서는 십대원왕으로서 선재동자 및 41계위의 법신 대사에게 “서방극락세계에 태어나길 구하라”고 권유하신다. 여래께서는 ‘대집경’에서 수기주시길 “말법 수억의 사람이 연이어 수행하여도 한사람이 도과를 증득하기도 매우 보기 드물지만 염불에 의지하여 정토에 태어나길 구하면 생사윤회를 도탈할 수 있으리라”고 하셨다. 용수 보살께서는 ‘십주비바사론’에서 말씀하시길 “염불법문은 이행도(易行道)로 생사를 속히 벗어날 수 있다”고 하셨다. 과거 성현께서 사람마다 모두 정토를 향해 나아가게 하셨거늘 어찌 헛수고이겠는가? 진실로 이른바 본사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시교는 모두 염불법문의 주석이다.

이와 같을 뿐만 아니라 무릇 육근의 대상인 일체경계, 이를테면 산하대지의 의보, 명암색공의 현상, 견문각지의 공능, 성향미촉의 육진 등 어느 법인들 정토를 천양하는 문자가 아니겠는가? 추위와 더위가 교대하여 자연이 변화하고 늙고 병듦이 서로 꺾어 신체가 쇠약해지며 수해 가뭄이나 전쟁 질병의 천재와 인재가 닥치고 마구니와 삿된 견해의 원수를 만나는 등 어느 것인들 세상 사람에게 왕생을 빨리 구하라 일깨우는 채찍이 아니겠는가? 폭넓게 말하면 어찌 말을 마칠 수 있으랴?

정토법문을 글자 한 자로 개괄해 말하면 ‘정(淨)’자 한 글자이다. 청정함이 지극하면 광명이 환히 통하거늘 묘각보살의 경계에 이르지 않고서 이 한 글자를 어찌 쉽게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천태 ‘육즉불송(六卽佛頌)’을 깊이 연구해보면 그 가운데 이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문구 한 마디로 개괄하면 바로 ‘신원행(信願行)’이다. 깊은 믿음이 아니면 간절한 원을 개발하기에 부족하고 간절한 원이 아니면 행지를 이끌어내기 부족하며 부처님 명호를 집지하는 현묘한 행지가 아니면 간절한 원을 만족시키고, 깊은 믿음의 사상과 이치를 증득하기에 부족하다. 정토종의 일체경론은 모두 이 종지를 밝힌다. 게송 한 수로 개괄하면 ‘찬불게’이다. 정보(正報)를 드니 의보장엄의 과보도 이를 따라 뚜렷이 드러나고 교화의 주체(아미타불)를 말하니 극락세계의 무리도 저절로 그 안에 머금는다. 비록 여덟 마디뿐 일지라도 ‘정토삼부경’의 대강이 전부 그 안에 있다. 책 한 권은 바로 ‘정토십요’이다.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말법시대 사람이 건너가는 다리이고 한 문구 한 문구 모두 정종의 보배거울이다. 이는 조사들이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고 심장을 갈라 피를 뿌려서 중생의 근성에 맞도록 발휘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 가리킴이다. 설사 물에 빠진 사람과 불에 타는 사람을 구해냄에 비유할지라도 조사들께서 중생을 구제하는 비통하고 간절한 마음을 비유할 수 없다. 이 정토법문을 버리면 바른 믿음은 생겨날 수 없고 삿된 견해는 사라질 수 없다.

“제 3칙 : 삼계를 벗어나려면 정토법문만이 있을 뿐이다.”

중생의 일념심성(一念心性)은 부처님과 다름이 없다. 비록 중생이 미혹하여 깨닫지 못해 미혹을 일으키고 업을 지으며 일체 죄악을 다 저지르지만 그가 본래 갖추고 있는 불성은 결코 손실이 없다. 비유컨대 마니보주 한 알이 변소에 떨어져 똥오줌과 한 곳에 뒤섞인 모습을 보면 똥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어리석은 이는 이것이 보배임을 알지 못하고 곧 똥오줌과 동등하게 취급한다. 지혜로운 이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미묘한 보배를 더러움으로 인해 버려서는 안 되고 반드시 변소에서 건져내어 갖가지 방법으로 깨끗이 씻어 높은 곳에 걸어두고서 이 보배구슬에서 큰 광명을 발하여 사람이 구하는 바에 따라 반드시 응함이 있으니 마치 단비처럼 온갖 보배를 널리 뿌린다. 어리석은 이는 이때 비로소 보배가 귀중함을 알아차린다. 

대각세존이 일체중생을 돌봄도 이러하다. 설사 혼미하여 깨닫지 못하고 전도몽상에 빠져 미혹을 일으켜서 업을 지어 오역십악의 죄를 다 저지르고 영원히 삼악도에 떨어지는 사람도 부처님께서는 한순간도 포기하는 마음이 없다. 반드시 그 기연을 기다려서 드러내거나 은밀히 가피하고 설법하여 그가 환망(幻妄)의 혹업을 버리고 진상(眞常)의 불성을 깨닫게 하여 무상보리를 원만히 증득함에 이르러서야 그만둔다. 죄악이 크고 지극한 사람조차도 이와 같거늘 그 죄업이 작은 사람과 그 계를 지키고 선법을 닦아 선정의 힘이 깊은 사람도 또한 이와 같지 않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무릇 삼계에 있는 사람은 비록 계로써 몸을 다스리고 선정으로써 몸을 거두어 온갖 번뇌와 혹업을 항복시킬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그들의 정집 종자는 여전히 존재하여 복보를 다 누리면 육도에 윤회하여 벗어날 날이 없다. 그래서 ‘법화경’에 이르시길 “삼계는 조금도 편안치 않아 불타는 집과 같고 온갖 괴로움이 가득 차 있어 매우 두려울 따름이다”고 하셨다. 만약 업장이 다하고 범부의 정집이 완전히 공하여 혹업을 끊고 진상을 증득하지 못하면 이 삼계를 벗어날 희망이 없다. 이 삼계를 벗어나려면 정토법문만이 있을 뿐이다.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원을 갖추어 부처님 명호를 집지하기만 하면 곧 부처님의 자비력에 의지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 일단 서방극락에 왕생하면 부처님의 경계에 진입하여 불보살과 동등하게 누리니 일체 범부의 정집과 성인의 지견에 모두 집착하지 말라. 이는 누구에게나 온당하여 만 명에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는 특별법문이다. 현재 이미 말법시기니 이 법문을 버리고서 더 나은 방법은 없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05 / 2019년 9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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