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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한국전쟁 시절 군인 3000명 돌보는 야전병원”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19.10.02 00:45
  • 수정 2019.10.02 10:20
  • 호수 1507
  • 댓글 0

10월1일, 용화전 미륵불 복장유물 공개 기자간담회
조성연기문 내 기록…“구전뿐이던 역사 입증 자료”
2020년 한국전쟁 70년 맞아 순국선열 추모법회 추진

통도사 용화전 미륵존불갱조성연기문.
통도사 용화전 미륵존불갱조성연기문.

영축총림 통도사가 한국전쟁 시절 3000명의 환자를 돌보는 야전병원의 역할을 한 사실이 기록된 자료가 통도사 용화전의 미륵부처님 유물에서 발견됐다. 이로써 그동안 통도사의 스님들과 재가불자들로부터 구전으로만 전해온 한국전쟁 당시의 통도사 야전병원 운영에 대한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는 10월1일 경내 주지실 및 용화전 앞마당에서 ‘통도사 용화전 미륵불소조좌상 복장유물 수습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통도사는 미륵불소조좌상 복장유물 가운데 1952년 용화전 미륵부처님을 새롭게 조성한 사실을 기록한 ‘용화전미륵존불갱조성연기(龍華殿彌勒尊佛更造成緣記)’의 내용에 주목했다. 통도사는 “연기문 내용에는 ‘한국전쟁 후 국군 상이병사 3000여 명이 통도사에 들어와 1952년 4월12일 퇴거했다(佛紀二千九百七十七年庚寅六月二十五日事變後國軍傷痍兵三千餘名이入寺하야 二九七九年壬辰四月十二日에退去則)’는 기록이 발견된다”며 “당시 ‘각 법당과 암자가 말할 수 없을 만큼 피폐되었고, 용화전 미륵불이 심하게 파손되어(寺刹各法堂各寮舍各庵全部頹敗는不可形言中龍華殿彌勒佛은永爲破損되야不可見餘) 자운 율사와 월국 선사의 모연 아래 새롭게 조성했다’는 기록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통도사는 용화전 미륵부처님 복장 유물 일체를 공개했다.
통도사는 용화전 미륵부처님 복장 유물 일체를 공개했다.

이날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은 “통도사 어른 스님들과 구참 불자들을 통해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가 야전병원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은 구전으로는 전해왔지만 명확한 기록물이 통도사는 물론 국방부에조차 제대로 남겨져 있지 않아 그 사실을 입증하기가 힘들었다"며 “어른 스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통도사의 야전병원 시절을 생생히 전해 들었으며, 통도사성보박물관에서 기증 유물전이 진행 중인 올해 100세를 맞은 월저 김진조 의학박사 역시 야전병원 시절 통도사의 참담한 풍경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스님은 "일부 언론의 자료를 통해서도 당시 상이병 위문차 이승만 대통령의 통도사 방문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통도사는 당시 큰절의 법당과 요사채는 물론 산내 암자까지 부상병으로 가득 찼으며 매일 10여 명이 통도사 화장터에서 화장될 만큼 수많은 군인들이 통도사에서 부상을 치료하거나 세연을 다했다고 전해온다"며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다수의 불상과 경판, 문헌 등이 상당수 이 시기에 훼손되었다는 이야기들도 비로소 이 연기문을 통해 확실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은 “통도사 어른 스님들과 구참 불자들을 통해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가 야전병원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은 구전으로는 전해온 역사가 비로소 이 연기문을 통해 확실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은 “통도사 어른 스님들과 구참 불자들을 통해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가 야전병원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은 구전으로는 전해온 역사가 비로소 이 연기문을 통해 확실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현문 스님은 “이러한 혼란기 속에서도 구하 큰스님께서는 전쟁을 피해 전국에서 통도사로 피난을 온 스님들을 모두 받아들였고, 미륵불상 조성 연기문을 직접 작성하며 전쟁으로 입은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사실에서 볼 때, 선대 스님들께서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호국불교의 역할을 다하셨다는 중요한 단서를 찾은 것“이라며 “이 같은 통도사의 역사와 기록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통도사에서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수륙대재를 봉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문 스님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호국불교의 역할을 다한 통도사의 역사와 기록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통도사에서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수륙대재를 봉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문 스님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호국불교의 역할을 다한 통도사의 역사와 기록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통도사에서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수륙대재를 봉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통도사는 최근 용화전 미륵부처님의 백색 호분채색이 오래되어 표면 균열이 진행되고 있고, 퇴색과 함께 좌대 하단부분 흙덩이가 떨어져 나가 열화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발견, 개채불사를 추진하려 했다. 불사에 앞서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송천 스님)이 사전조사를 기획해 김태중 전 경남대 교수,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의 입회 아래 불상 뒷면 복장물 공간을 발견하고 수습했다. 그 결과 1952년 한국전쟁 기간에 조성된 연기문과 함께 다라니 4점, 미륵상생경 1권 등이 종이로 감싸진 채 발견됐다. 통도사 용화전은 법당 내 조성된 미륵부처님보다 앞선 1725년 영조 원년 때 청성 대사에 의해 중건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04호로 지정돼 있다.

통도사 용화전.
통도사 용화전.
통도사 용화전 내 미륵불석조좌상.
통도사 용화전 내 미륵불소조좌상.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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