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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청제(祈晴祭)

연이은 가을태풍의 경고

계절은 가을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데 여름 손님인 태풍이 연달아 우리를 향해 달려들고 있다. 태풍은 횟수도 횟수지만 강한 바람과 폭우로 물적 피해는 물론 사망자까지 속출해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올해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은 모두 7개. 태풍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태풍의 영향을 받은 1959년과 같은 수치다. 그런데 또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니, 이제 신기록 수립만이 남게 됐다.

한반도에 태풍이 잦은 것은 온난화 때문이다.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필리핀 해상의 온도가 가을이 되면 낮아져야 하는데, 온난화로 수온이 떨어지지 않아 계속 태풍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가뭄이 더 잦았다. 그러나 피해로 따지만 가뭄보다 무서운 것이 홍수다. 옛 속담에 “삼년 가뭄에는 먹을거리가 있어도 삼일 홍수에는 먹을거리가 없다”는 말이 있다. 옛 기록들을 보면 기우제(祈雨祭)에 대한 기록들이 숱하게 나온다. 가뭄은 부덕한 왕에 대한 하늘의 징벌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그래서 가뭄이 들면 왕이 직접 기우제를 지내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큰 스님에 기우제를 부탁했다. 그러나 기록에는 드물게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의식에 대한 기록들도 등장한다. 기청제(祈晴祭)다. 만약 지금이 조선시대였다면 올해 기우제 대신 기청제를 지내느라 왕의 무릎이 남아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제 기청제로는 잦은 태풍이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다.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 이상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라는 1인 시위를 통해 세계 133개국 160만명의 동참을 이끌어낸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호응해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광화문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를 갖기도 했다.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파괴되고 말 것이라고 소녀는 경고한다. 그 절박한 호소에 호응하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기청제는 아닐까.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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