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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포퓰리즘

기자명 성원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9.10.08 10:27
  • 수정 2019.10.08 19:05
  • 호수 1507
  • 댓글 4

태풍같은 현재 우리나라 정세
극심한 대립과 갈등 속 한반도
모두 용융돼 새로운 질서 나오길

연일 폭풍이다. 제주는 언제나 태풍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람들은 이번에도 제주를 비켜 갔다고 다행이라지만 태풍의 중심 진로에서는 벗어났을 뿐, 제주는 결코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 머나먼 태평양에서 태풍이 시작되기만 해도 뉴스에서는 온통 바람 이야기로 점철되기 시작하고 제주의 관광산업은 무수한 예약 취소와 더불어 무지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역대로 가장 많은 태풍이 반도를 덮쳤다고 한다. 바람 많은 제주는 물질적 피해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많은 분야에서 태풍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피해를 호소하는 소리가 들린다. 물질적 피해보다 보이지 않는 피해가 크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정세가 그런 것만 같아 마음 아프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대표를 뽑고, 뽑힌 대표들이 국민을 대신해 나라와 단체를 경영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표권을 부여해 줬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어리석어 그 힘을 잃어버리고 대중의 힘을 모아 대중의 힘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려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태풍으로 반도의 곳곳에서 엄청난 피해를 호소하는데도 스스로 대표성으로 가진 힘을 제대로 갈파하지 못하고 대중선동에 열을 올리는 정치권의 양태는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밖에 할 수 없다.

현재 극단적으로 갈라진 보수와 진보 어느 편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자신이 옳다는 주장을 관철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가진 신념에 몰입하고 스스로 옳다고 주창하면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의 가르침이 바로 ‘상(相)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설정하고 그것을 관철시키려 힘씀을 강요받고, 성취하지 못하고 좌절하여 괴로움을 받는 현실적 모습을 직시하라 가르치는 것이다. 자신만이 옳고 자신만이 정의라고 하면서 사람들은 모두 괴로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는 4상(相)을 벗어난 해탈의 경지까지 논하지 않더라도 조금만 길게 역사를 더듬어 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때는 우리는 핵 발전 기술을 보유하고 핵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힘썼던가? 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멈추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일부는 우리가 그동안 힘써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해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면 새로운 것을 위해 쉬이 버릴 때 더 큰 발전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이 아무리 힘들게 만리장성을 쌓았다고 한들 지금까지 그 장성에만 집착한다면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으로 슬기롭고 슬기로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인 것은 이제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정말 민주주의의 용광로 같은 우리 반도에서 극심한 대립과 갈등이 모두 용융되어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새로운 질서가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다시 또 태풍이 발달해 오고 있다고 한다. 오라! 질풍노도 같은 바람에 당당히 자꾸 맞서다 보면 언젠가 폭풍우 속에서 조금도 흔들림 없이 굳건히 살아남는 새로운 질서가 갖추어지지 않을까?우리는 바람보다 강하고 모순보다 지혜로운 인류 호모 사피엔스이지 않은가?

성원 스님<br>
성원 스님

약천사 신제주불교대학 보리왓 학장 sw0808@yahoo.com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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