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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시간 의식-하

도리천은 지구 시간으로 하루 100년, 1년은 3만6000년

욕계 6천, 각각 하루·1년 길이 달라
1년 길이 결정하는 것은 지구 공전
수미산에 있기에 현대과학과는 괴리
색계·무색계는 실재 아닌 선정 단계

불교는 28개의 하늘나라를 말한다. 욕계 6천, 색계 18천, 무색계 4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물질로 이루어진 욕계 6천의 경우 각 천마다 하루의 길이와 1년의 길이가 다르다. 모두 1년은 360일이나, 하루의 길이가 지구 시간으로 쳐서 50~1600년이다. 그래서 1년의 길이가, 지구 시간으로 치면, 1만8000~57만6000년이다. 구체적으로는, 맨 밑의 사천왕천의 경우 지구 시간으로 하루는 50년이고 1년은 1만8000년이다. 바로 그 위의 도리천의 경우는 지구 시간으로 하루는 100년이고 1년은 3만6000년이다.

문제는 이 두 천이 지상 즉 수미산 중턱과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지거천(地居天)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하루의 길이와 1년의 길이가 지상과 다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즉, 같아야 한다. 하루의 길이는 지구 자전에 의해서 그리고 1년의 길이는 지구 공전에 의해서 결정 나는데, 두 하늘은 지상에 있으므로 그 하루와 1년의 길이는 지상의 하루 길이와 1년 길이와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하늘이 있다고 믿어지는 수미산은 히말라야의 카일라스산으로 추정되는데, 지금도 히말라야 고산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하루와 1년은 산 밑에 사는 사람들과 일치한다.

물론 공중에 있는 공거천(空居天)은 같을 필요가 없다. 불경에 의하면 공거천인 야마천·도솔천·화락천·타화자재천의 하루와 1년은 (지구시간으로) 각각 200년, 400년, 800년, 1600년과 7만2000년, 14만4000년, 28만8000년, 57만6000년이다. (불교 우주론에 의하면, 각 세계에 해와 달이 있고 밤낮이 있다. 이 해와 달은, 1세계가 즉 지상과 28개 하늘나라가 공유한다.) 흥미롭게도 욕계 6천의 하루의 길이와 1년의 길이는 둘 다 공비 2인 등비수열을 이룬다. 욕계는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이므로 행성이라고 유추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주어진 행성까지의 거리를 알면 케플러의 행성운동의 3법칙을 적용해서 행성의 공전주기 즉 1년 길이를 알아낼 수 있다. 거꾸로 1년의 길이를 알면 행성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예컨대 도솔천의 1년, 즉 공전주기는 14만4000년이므로, 케플러의 공식에 넣으면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2726 천문단위(AU, 1.5억km)이다. 우리 태양계 가장 바깥의 행성인 해왕성(공전주기 165년)보다도 909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다.

먼 훗날 과학이 발달하면 도솔천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혹시 이미 해왕성을 지나간 우주탐사선 바이킹호가 발견할지도 모른다. 낙원과 같은 이상한 행성을 발견했다고 어느 날 갑자기 전파신호가 날아올지 모른다. 

지옥의 하루와 1년의 길이는 어떠할까? 불교는 지옥(地獄)의 하루의 길이를 논하지 않는다. 136개 지옥이 모두 그렇다. 해와 달이 뜨지 않는 지하에 있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이 지옥이 문자 그대로 땅 밑에 있다고 믿은 증거다. 지옥은 존재한다면 지구 안에 있기 때문에 하루의 길이와 1년의 길이가 지상과 일치해야 할 것이다. 

색계 18천과 무색계 4천이 물리적 실재가 아니라 선정(禪定 三昧 心一境性)의 단계를 말한다는 설은 일찍부터 있었다. 그런데 현대과학과 어긋나는 불교 천국과 지옥에 대한 설명을 볼 때, 천국과 지옥이 외계에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 있다는, 즉 어디에 살 건 우리 마음이 즐거우면 천국에 사는 것이고 우리 마음이 괴로우면 지옥에 사는 것이라는 유심천국(唯心天國)과 유심지옥(唯心地獄) 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 

달라이라마는 1981년 하버드 대학에서 행한 연속강의에서 중음신은 미세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행성으로 윤회할 때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것이었다. 우리 태양계에 가장 가까운 외계 태양계는 프록시마 센타우리인데, 4.3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중음신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4.3년이나 걸린다. 칠흑같은 우주 공간을 4.3년이나 날아가는 것은 아무리 좋은 곳으로 환생한다고 해도 고역일 것이다. 또 달라이라마는 2011년에 ‘아비달마구사론’에 보면 해와 달이 지구를 돈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며 자신은 현대 천문학을 믿는다고 했다. 그를 만나게 되면 꼭 묻고 싶다. 천국과 지옥은 아직도 믿는지.

강병균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 bgkang@postech.ac.kr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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