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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푸드마일리지와 로컬푸드

기자명 고용석

저탄소 밥상이 최고 건강 밥상이다

저탄소 밥상이 중요한 이유는 
완전채식·채식 밥상이기 때문
지역식품, 푸드마일리지 적어 
제철 생산된 게 건강에 좋아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가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건너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선진국과 유엔은 기후변화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식단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저탄소 밥상이 곧 건강 밥상 이란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식생활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환경과 식품 그리고 농업 분야를 통합하는 한편 기후변화와 건강, 식품안전성 맥락에서 식생활교육을 전개하고 깨어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과 유럽은 오래전부터 식품의 생산 및 이동, 폐기 등 모든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전 과정평가(LCA)에 관한 연구를 발표해 왔다. 해당 제품의 환경적인 측면과 그 영향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구매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이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소비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서이다. 또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정책결정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환경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에 대한 문제는 얼마나 멀리 이동하는지가 아니라 음식이 어떻게 생산되는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로컬푸드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지역식품을 섭취하는 여러가지 사회·환경적 이유 중 하나가 지구온난화 억제다. 대다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이동하는 거리인 푸드마일리지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음식의 영향을 산출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 생산된 식품을 구입한다 해도 식품관련 온실가스 배출의 80% 이상은 생산단계에서 발생한다. 우리가 강조하는 운송 부분은 식품관련 온실가스 배출 중 11%만 차지했고 그중 불과 4%만이 푸드마일리지 즉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실제로 육류와 유제품을 더 적게 먹는 것이 로컬푸드 즉 지역식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평균 미국 가정의 식품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을 더 효율적으로 낮추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웨버 교수와 스콧 매슈스 교수가 수행한 LCA 결과다. 

푸드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해 1년 동안 지역식품을 구입(자동차로 1000마일 운행하는 온실가스 절약)하는 것보다 주 1일 채식(연간 1160마일 절약)이 더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이다. 이 연구결과의 핵심은 더 이상 대중이 지역식품을 지향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고 채식하는 방안이 내 고장에서 재배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보다 더 적극적인 기후변화 억제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부가 ‘음식물의 에너지 소모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이란 LCA 연구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식재료 생산과정에서 77%, 운송 과정은 단지 2%, 조리 과정에서 21%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왔다. 

예컨대 평소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하이브리드카를 타는 A씨가 점심으로 쇠고기를, 반면 같은 배기량의 휘발유 차량을 쓰는 B씨는 칼국수를 먹는 경우를 비교해 보자. 35km를 달린 뒤 두 사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해 보면, 하이브리드카를 타는 A씨는 차량에서 3465g, 쇠고기 150g(온실가스 7.72kg 배출)을 먹고 온실가스 11kg 이상을 배출한다. 반면 B씨는 휘발유 차량에서 4900g, 밀가루 칼국수 200g(온실가스 100g 배출)을 먹고 온실가스 5kg를 배출한다. 쇠고기 점심 때문에 A씨는 하이브리드카를 운행하고도 온실가스를 2배나 더 많이 배출한 셈이다.  

결론적으로 저탄소 밥상은 무엇인가. 비건(완전채식)이나 채식 밥상이다. 가능하면 에너지 사용과 푸드마일리지가 적은, 제철에 나는 지역식품을 활용한 밥상이다. 직접 텃밭을 일궈 신선한 채소를 유기농으로 먹으면 정서발달과 자녀들 교육에도 유익하다. 이러한 밥상이라면 어찌 몸과 마음의 건강에 안 좋을 수 있겠는가.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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