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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고쇼지 소장 사명대사 친필 유묵 첫 공개

  • 문화
  • 입력 2019.10.14 14:29
  • 수정 2019.10.14 14:42
  • 호수 1509
  • 댓글 0

10월15일부터 11월17일까지
임란 감회 담긴 시 등 5점
일본 스님들과 교류 자료도
“사명대사 뜻 새기는 자리”

사명 유정(四溟 惟政, 1544~1610) 대사의 친필 유묵을 직접 친견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10월15일부터 11월17일까지 관내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조선1실에서 ‘일본 교토 고쇼지(興聖寺) 소장 사명대사 유묵(遺墨) 특별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동국대 박물관 소장 ‘사명대사 진영’을 비롯해 ‘사명대사 관련 유묵’ 6점 등 총 7건 7점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사명대사 유묵은 최치원의 시구와 벽란도의 시운(詩韻)을 빌려 지은 시 등 한시 2점과 대혜선사의 글씨를 보고 쓴 글, 승려 엔니에게 지어 준 도호, 승려 엔니에게 준 편지 등 5점이다.

사명대사가 벽란도의 시운을 빌려 지은 시.

사명대사는 1604~1605년 임진왜란 후 강화와 포로 송환 협상을 위해 일본 교토에 머물렀다. ‘벽란도의 시운을 빌려 지은 시’는 임진왜란부터 10여년간 사명대사의 감회가 담긴 시로, 일본에서의 사명을 잘 마무리한 뒤 속세를 정리하고 선승(禪僧)의 본분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명대사의 의지가 드러난다.

‘대혜선사의 글씨를 보고 쓴 글’은 사명대사가 스승 서산대사가 남긴 뜻에 따라 백성을 도탄에서 구하기 위해 일본에 왔음을 밝혔다. 엔니 료젠(円耳了然, 1559~1619)은 고쇼지를 창건한 스님으로 ‘승려 엔니에게 지어 준 도호’ ‘승려 엔니에게 준 편지’는 사명대사가 교토에서 일본 스님들과 교류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자료다.

사명대사가 승려 엔니에게 지어 준 법호.

사명대사는 쓰시마의 외교승 난젠지(南禪寺) 장로 센소 겐소(仙巢玄蘇, 1537~1611)를 통해 엔니에게 도호를 지어줄 것을 부탁받았다. 사명대사는 엔니의 자(字)를 허응(虛應), 호(號)를 무염(無染)으로 짓고 ‘허응虛應’이라는 두 글자를 크게 써서 주었다. 또 별도의 편지를 통해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소리를 두루 듣고 살핀다는 뜻이니 마음에 잘 간직할 것과 수행정진 및 중생구제를 당부하는 시를 전했다.

함께 전시되는 ‘자순불법록’은 엔니 스님이 사명대사의 가르침을 받아 선종(禪宗)의 개념과 임제종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10문 10답으로 정리해 지은 글이다. 엔니 스님은 ‘자순불법록’에서 만리길을 가지 않고 이곳에 앉아 자신이 속한 임제종의 법맥을 이은 사명대사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며 기쁨과 존경의 마음을 담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전후 조선과 일본의 평화를 이끌어 백성을 구하는 동시에 구도자(求道者)라는 승려의 본분을 잊지 않은 사명대사의 뜻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백성을 구하고 조선과 일본 양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진정한 깨달음을 추구한 사명대사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엔니 스님이 사명대사의 가르침을 받아 선종(禪宗)의 개념과 임제종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10문 10답으로 정리해 지은 ‘자순불법록’.

한편 사명대사는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의승군을 이끈 승병장이면서 조선과 일본 양국의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외교승이었다. 사명대사는 1605년 교토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담판을 지어 강화를 맺고 조선인 포로 3000여명을 데리고 함께 귀국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09호 / 2019년 10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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