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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금동비로자나불입상 2구

기자명 이숙희

통일신라 전기 비례·특징 지녔어도
세부적인 형식 볼 때 후기 제작 추정

큰 불상은 조형이 우수한 형태
경주 안압지서 발견 작은 불상
경직·부자연스레 서있는 모습
2구 모두 손 좌우 반대로 조성

1. 금동비로자나불입상, 통일신라, 높이 34.5㎝.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된 금동비로자나불입상 2구는 크기나 조형감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비로자나불상 중에서 보기 드문 입상이며 손의 좌우가 바뀐 좌권인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가 있다. 그중 큰 편에 속하는 금동비로자나불입상은 조형적으로 우수한 편이다(사진 1). 

머리를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인 채 고개를 다소곳이 숙이고 서 있는 모습에서 여유로우면서 여성적인 자태마저 풍긴다. 머리는 작아지고 신체는 길어지면서 균형이 잡혔으며 어깨에서 발  아래까지 자연스럽게 늘어진 옷자락 표현에서도 비교적 간결하면서 세련된 조형미를 보여준다. 이런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는 비로자나불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머리 위에는 큼직한 육계가 놓여 있고 그 아래로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얼굴의 이목구비는 크게 표현되었는데 눈을 아래로 내리뜨고 있어 사색하고 있는 듯한 종교적인 엄숙함이 엿보인다. 몸에는 양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의 법의를 입고 있는데 소매 폭이 유난히 넓어 다리 아래에까지 길게 내려와 있다. 옷주름은 가슴 앞에서 일률적인 U자형으로 흘러 내려 단순하고 간략하게 표현되었다. 두 손은 몸에 비해 작은 편이며 왼손으로 오른손의 둘째손가락을 감싸고 있어 일반적인 지권인과는 손의 좌우가 반대로 되어 있다. 
 

2. 금동비로자나불입상, 통일신라, 높이 21㎝. ‘진리의 빛, 비로자나부처’(국립경주박물관, 2007)

이와는 다른 조형감을 보여주는 또다른 국립경주박물관 소장의 금동비로자나불입상은 경주 안압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다소 경직되고 부자연스럽게 서있는 모습이다(사진 2). 불상의 머리 윗부분이 약간 파손된 것 외에는 훼손된 부분이 거의 없으나 군데군데 금이 벗겨져 있다.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고 목이 거의 표현되지 않았으며 몸에 비해 두손이 유난히 작아 균형 잡힌 모습이 아니다. 머리 위에는 나발(螺髮)이 표현되지 않은 민머리이며 육계는 큼직하다.

얼굴은 넓적하면서 턱을 둥글게 처리하여 원만한 인상이다. 가늘고 긴 눈과 작은 코와 입이 표현되었으며 눈썹은 이중으로 새겨져 있다. 양쪽 어깨에 걸친 통견의 법의는 가슴 앞에서 일률적인 U자형으로 흘러내렸는데 얕은 선각으로 새겨져 있다. 조각기법 또한 치졸하여 부자연스럽다. 좌우의 옷자락 끝도 좌우대칭으로 뾰족하게 처리되어 단순하고 형식화된 요소가 나타나 있다. 두 손은 가슴 앞에 모아 왼손으로 오른손의 둘째손가락을 잡고 있는 지권인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지권인의 형태와는 손의 좌우가 바꿔 있는데 비로자나불상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불상형식을 수용할 때 있을 수 있는 단순한 도상의 착오에서 유래된 것인지 아니면 삼존불상 중 협시보살을 의미하는지 또는 단독상으로 조성되었는지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의 금동비로자나불상 2구는 불상의 신체비례나 특징 등에서 통일신라 전성기 불상양식을 따르고 있으나 세부적으로 형식화되어 있어 통일신라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08호 / 2019년 10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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