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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阿修羅場)

한국 개신교의 추한 민낯

우리말 가운데 불교에서 온 용어들이 상당히 많다. 그중 하나가 아수라장(阿修羅場)이다. 악신인 아수라가 하늘의 신인 제석천(帝釋天)과 싸운 마당이라는 뜻인데 난장판이라는 의미다.

요즘 개신교의 상황을 보면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정치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벌이고 있는 일들을 보면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사랑의교회가 일반도로를 점용해 예배당을 지은 것에 대해 대법원이 취소 판결했다. 담임목사의 논문표절 의혹으로 교회바닥에 휘발유까지 뿌려가며 극한분쟁을 겪었던 사랑의교회는 2010년 서초구청의 비호아래 공공도로를 막고 지하를 파서 예배당을 만들었다. 도로 아래 실타래처럼 얽힌 통신시설과 상하수도 시설을 모두 철거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부자세습으로 세간의 지탄을 받았던 명성교회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아예 법으로 세습을 허용했다. 또 ‘빤스를 벗어야 내 성도’라는 상식 밖의 발언으로 ‘빤스 목사’라 불리는 전광훈 목사가 보수집회에서 모금함을 돌려 고발당했다. 현장에서 1억7000만원이 모였다는데, 모금함에 처분권한 모두 자신이 갖는다고 쓴 것도 논란이다. 기부금품 위반인데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기부금이라고 해도 모금할 자격이 없다. 그런데 이런 인물이 중심이 돼 툭하면 집회를 열고 있다.

아수라는 원래 선신인데 하늘신인 제석천과 싸우다 악신이 됐다고 한다. 공공도로를 사적으로 점용하는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세속법보다 교회법이 우선이라고 외쳤다는 사랑의교회, 북한에서나 있을법한 부자세습을 버젓이 저지르는 명성교회, 여기에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회를 향해 툭하면 막말을 토해내는 목사들이 사회에 넘쳐난다. 그러면서 가난과 청빈, 정의와 사랑을 외쳤던 하나님을 들먹인다. 아수라는 이렇게 생겨났을 것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09호 / 2019년 10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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