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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스님이 수행자 통찰로 제시한 개인과 사회 함께 성장하는 경제학

  • 불서
  • 입력 2019.11.04 13:35
  • 호수 1511
  • 댓글 0

‘붓다의 경제 코칭’ / 프라유드 파유토 지음 / 김광수·추인호 옮김 / 민족사

‘붓다의 경제 코칭’
‘붓다의 경제 코칭’

‘목표가 수단을 정당화 한다’는 생각은 자연 법칙에 맞지 않는 인간 신념의 흔한 예다. 신념은 그 자체로는 악이 아니지만 현실과 충돌할 때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역사를 통해 보더라도 극단적인 정치적‧종교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잔인한 행동을 저질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유가 아무리 고상해도, 그 끝은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질서나 행복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근래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다르지 않다. 그 중에 태국도 일찍이 무분별한 서구지향주의와 소비주의, 향락주의에 빠져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국가의 무분별한 성장 지상주의로 국토가 파괴되고, 국민은 소비시장의 노예가 되어 왔다. 또한 외국 기업들은 그 틈새를 파고들어 광고, 혹은 대학교육과 학문을 통해서까지 국민들의 물질적 욕망을 부채질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책 ‘붓다의 경제 코칭’은 태국에서 존경받는 지위에 오른 프라유드 파유토 스님이 대중들이 고통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물질적 욕망에 의한 것임을 통찰하고 수행자로서 제시한 해법을 담고 있다. 

책은 1988년 처음 출간한 이래 영문으로 번역돼 서구에 큰 울림을 주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개인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학을 고민하게 하는 양서로 꼽히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어딘지 이상하다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왜 그런지 이유를 알지 못했던 문제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부와 관련된 악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도덕한 방법으로 그것을 얻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해로운 목적을 위해 그것을 사용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부를 축적하기만 하는 것, 즉 재산을 다른 이와 나누지 않고 좋은 일에 쓰지도 않는 것이다.”
“이상적인 사회란 사람들이 소득의 차이는 있지만 옳은 목적을 향해 자신의 의식과 지성을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사회이다. 동시에 이상적 사회란 경건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훌륭한 선택을 가능케 하는 사회이다.”

스님의 불교경제학 이야기는 지금 이 시간 어디로 달려가는지, 왜 달려가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남들보다 빨리 달리면 내 삶이 나아질 거라고 믿었던 달리기를 멈출 수 있는 지혜를 주고 있다. 

파유토 스님은 그동안 숫자로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현실 문제를 더욱 꼬이게 했던 기존 경제학의 모습을 적시하면서, 우리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다시 질문할 때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책은 그동안 경제학이 애써 무시했던 가치, 만족, 일, 생산과 비생산, 경쟁과 협동, 선택, 인생관 등에 대한 답까지 담아내, 세상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향상시키고 조화롭게 성장하는 삶을 원하는 이들에게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1호 / 2019년 11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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