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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언어로 풀어낸 불가와 유가의 회통

  • 불서
  • 입력 2019.11.12 14:15
  • 호수 1512
  • 댓글 1

‘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 / 성민 스님 지음 / 운주사

‘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
‘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

삶이란 인연의 연속이고, 그렇게 소소한 인연의 연기들이 모이고 모여 사람의 성향을 만들고 삶의 방향을 잡아 준다. 그래서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사용하는 물건 등 아무리 작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그 소중함은 결코 무게가 가볍지 않다. 

성민 스님은 이러한 인연관계를 소중히 여겨 늘 주위를 둘러보고 지금 서 있는 내 자리를 단도리 하려 애쓰고 있다. 스님은 유학자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천자문’을 뗐으며, 그때 인연 맺은 ‘중용’은 지금도 삶을 관통하는 가르침 중 하나가 되었다. 출가수행자의 길에 들어서면서도 바랑에 ‘중용’을 챙겼을 정도였으니, 이는 수행과정에서 그 길을 더욱 올곧게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지남이기도 했다. 

스님은 어느 순간, 일상의 소재를 근거로 ‘중용’과 불교 가르침의 공통점을 쉽게 풀어보자는 데 생각이 머물렀다. 그래서 ‘사람들이 음미하기에 알맞은 차를 건네자’는 마음으로 쓴 글들을 모아 ‘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로 엮었다.

오늘날 동양사상은 ‘세상일을 통찰하는 학문이자 세상의 인정과 세태를 간접 경험’하는 지혜와 방략 등이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그 동양사상의 두 근간이라고 할 ‘불교와 유교가 충돌 없이 상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스님은 여기서 불교와 유교의 상호관계 역사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용(中庸)’은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중’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 ‘용’은 ‘평상(平常)’을 말한다. 더불어 ‘중’은 공간적으로 양쪽 끝 어느 곳에도 편향하지 않는 것인 데 비해, ‘용’은 시간적으로 언제나 변하지도 바뀌지도 않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중용의 의미가 불교의 중도(中道)와 상통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보고, ‘중용’을 통해 불교 가르침을 설명했다. 전체 33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마다 첫머리에 그 장에서 전개될 이야기와 경전 구절, 혹은 시를 선보였다. 이어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일들을 소개하면서 중용의 원문과 해석을 배치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떻게 중용에서 말하는 가르침과 융화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일상에서 겪는 찰나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그것을 중용의 가르침,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과 결부시킴으로써 읽는 이가 스스로 자기를 돌아보게 하려는 뜻에서다.

그렇게 엮은 책은 향이 진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음미하듯, 살아온 날들을 조용히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하게 해 주고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2호 / 2019년 11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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