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불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불교의 위상이 실추돼 국민과 불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고, 탈종교화 시대를 맞아 불자 인구도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9명 스님들이 천막법당에서 진행하는 위례천막결사는 침체된 한국불교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이자 양평 상원사 용문선원장 의정 스님이 위례신도시 종교용지에서 매서운 한파와 맞서며 목숨 건 천막결사를 진행하고 있는 9명 스님들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냈다. 선원수좌회를 대표하는 스님이 위례천막결사와 관련해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정 스님은 “과거 한국불교의 선지식들은 불교가 어려울 때마다 결사라는 방식을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며 “침체된 한국불교를 새롭게 일으키기 위해 위례에서 결사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반갑고, 큰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동안거를 맞아 전국의 많은 제방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는 선원대중들에게도 위례천막결사는 더 발심하고 정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님은 위례천막결사 대중들이 동안거 해제 때까지 묵언을 실천하고, 하루 한 끼만을 공양하며 매일 14시간 정진하는 등의 청규를 정한 것에 대해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스님은 “역대로 많은 청규가 있었지만 이렇게 엄혹한 청규를 정하고 정진한 대중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면서 “아무런 난방 시설이 없는 곳에서 묵언하며 씻지도 않고 하루 한 끼만으로 14시간 정진하는 것은 대단한 원력과 용맹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위례천막결사는 그 자체로 신심과 원력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청규가 ‘극단을 버리라는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스님은 “황벽 스님은 ‘불시일번한철골 쟁득매화박비향(不是一飜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뼛속 사무치는 추위를 견디지 않고서 어찌 콧속을 파고드는 매화꽃 향기를 맡을 수 있으리.)’이라고 했다”면서 “천길낭떠러지의 나뭇가지에 매달려서도 당당히 손을 놓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번뇌망상을 조복 받을 수 있다. 도를 구하겠다는 치열함이 없이는 결코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위례천막결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지고, 상월선원에서 함께 정진하는 불자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런 정진 문화가 한국 선수행 전통을 복원하고 대중화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스님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선명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대중들의 관심이 낮아 안타까웠다”며 “위례천막결사를 계기로 선수행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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