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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여기에서 있는 그대로 명상하기

기자명 도연 스님

미국서 경험한 대자연 인상깊지만
귀국 후 풍경에 큰 아름다움 느껴
현재 내 위치 자체만으로도 훌륭

지난 여름 미국 실리콘밸리에 다녀왔습니다. 2주간의 여행이었는데요. 처음이어서 그런지 모든 게 새롭고 신기했습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집중하는 첨단기술의 도시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살만한 동네인지, 잠시 여행하기 좋은 곳인지 살펴보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특히, ‘여기에 명상센터를 세우면 어떨까?’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잠시 머물면서 느꼈던 점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숙박과 교통수단이 인상 깊었어요.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라는 앱의 혜택을 참 많이 받았는데요. 우버는 택시 서비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운전사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숙소로 가기 위해 가장 먼저 이용한 서비스였어요. 운전자와의 대화는 참 흥미롭고 유익했습니다. 현지 분위기와 상황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죠. 돈을 조금 벌면 샌프란시스코나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생활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집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4인 가족 기준 연봉  11만 7500달러(1억 3000만원)를 넘지 못하면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현실이니까요. 에어비앤비를 통해서는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호스트가 되어 자신의 집이나 공간을 빌려줄 수 있어요. 일반 가정집에서 머물면서 현지의 느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도 기억에 남습니다. 넓은 바다, 큰 나무들, 특히, 스탠퍼드 대학이 있는 팔로알토 지역은 참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 최대 IT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유명한 관광지도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에 와보니 한국의 자연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곳에서는 맑은 공기와 정돈된 조경 그리고 큼직한 나무들에 매료됐습니다. 한국의 그것은 느낌이 사뭇 달랐죠. 귀국한 다음날 기차 안에서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봤는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편안했던 것이에요. 미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작고 볼품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다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험준한 산세와 곡선으로 흐르는 강물의 모습들이 참으로 신비하게 느껴졌습니다. 작은 것은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작지만 그 자체로 완전하기 때문이죠. 오히려 더 훌륭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애리조나의 세도나에 가서 명상을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영적인 곳으로 꼽히는 4군데 중의 하나라고 여겨지는 곳인데요. 좀 편안하기는 했어요. 그렇다고 특별히 대단한 것이 느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명소에 가지 않더라도 어디에 있든 내 마음이 편안하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자신의 위치에서 충분히 명상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느껴지는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평소에 시간 날 때마다 나의 위치에서 명상을 꾸준히 하면 됩니다. 그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된 것 같습니다.

도연 스님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지도법사 seokha36@gmail.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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