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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수행 이귀숙(57, 혜명심)-하

기자명 법보

기도 수행정진 회향일에는 봉사
두 아이에 편지 쓰며 기쁨 나눠
글로 배운 신심보다 절에 나와
적극적으로 기도·수행 동참해야

57, 혜명심

회향일인 11월13일은 개인적으로 울산 해남사 무료급식소 봉사일이었다. 아침 시간에 일찍 법당을 참배하고 ‘금강경’을 7독 했다. 이후 법당을 나와서 무료급식소에서 1시간30분 동안 봉사했다. 다시 법회 시간에 맞춰 법당에 올라가 ‘금강경’을 독송하고 오후 일정까지 빠듯하게 독송하면서 회향일 저녁까지 21독을 원만하게 마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날마다 21독을 하는 체크리스트도 들고 다녔다. 회향한 뒤 두 아이에게도 편지를 써서 보냈다. 기도의 감동을 가족들과 나누며 회향할 수 있어서 기쁘다. 법회를 마치고 얘기를 나눠보니 불자님들이 너도나도 회향법회 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기도를 이끌어주신 스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고 기도 정진한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 불자들에게 뜨겁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우리 나이 정도가 되면 절에 다니는 것은 정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늘 절에 꾸준히 나오면서 정성을 다하는 것이 바로 수행이고 공부라고 생각한다. 체계적으로 교리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신심이 충족되지 않고 글로만 공부하는 것은 불교의 겉만 보는 것에 지나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절에서 어떤 기도를 하더라도 자신 있게 동참하는 적극적인 불자들이 더욱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기도 때에도 주변의 많은 불자님이 기도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며 나름의 공부와 논리로 기도 방법을 공유하곤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점검했다. 물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서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오직 정성을 기울여 몸과 마음으로 밀고 가는 것, 이것이 때로는 필요하고 그 순간이 기도이고 수행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정진을 꾸준히 하시는 불자님들의 면면을 보면, 다른 것 아무것도 없이 그냥 밀고 나가는 모습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분들이 수행하시는 길을 보고 배우며 나 역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불자가 되고 싶다. 

큰 아이는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연구원이어서 앞으로 책임지고 나아가야 할 일이 상당하다. 작은 아이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늘 아픈 환자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두 아이의 그 마음을 떠올리면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 엄마의 입장으로 두 아이가 성장할 때 늘 기도를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끊임없이 기도하며 그 발원을 함께해주고 싶다. 

떠올려보면 ‘금강경’은 항상 곁에 있었다. 김원수 법사님이 쓰신 ‘우리는 늘 바라는 대로 이루고 있다’는 책을 하루 만에 밤을 새워 읽은 기억이 있다. 또 재 지낼 때면 늘 독송하는 경전이 바로 ‘금강경’이었다. 그렇게 늘 ‘금강경’을 곁에 두고 독송하고 있으면서 정작 이 ‘금강경’을 나의 수행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그동안 미처 해오지 못하고 있었다. 두 아이가 취업하고 난 이후가 되어서야 마음이 급해졌다. 돌이켜보니 공부도, 기도도 지금까지 해 온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맹목적으로 기도만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야 오직 스스로 공부하고 기도하겠다는 발원이 생겼다. 절에서 무슨 기도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어떤 법석을 마련한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동참해서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를 하면서 절에 자주 나가다 보니 주변 상가의 이웃들에게는 본의 아니게 절에 다니는 불교 신자로 기억된다. 예전에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날이 갈수록 그분들에게도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절에 다니는 불자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왕이면 불자의 모범이 되고자 노력한다. 좀 더 주위를 돌아보고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있다.

‘부처님! 오늘도 마음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살아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나의 기도는 항상 이 발원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1516호 / 2019년 12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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