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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불자라는 자들의 불교 비방

기자명 법장 스님

“불교 내부 일, 내부에서 이해하고 풀어야 불자”

‘자파내법계’, 불교계 내부에 의해
불교 파괴하는 행위들 주의 당부
요즘 불교계 이러한 현상들 상존
삿된 욕심은 내려놓고 실천부터

불교에는 불법과 승가를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계율이 존재한다. 그 중 율장은 승가의 구성원 중 출가자만을 위한 계율이다. 승가 내에서 생기는 다양한 일들을 방지하고 올곧게 수행에 전념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재가자에 대해서는 출가자를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접하고 계를 받아 승가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의 수행과 더불어 승가를 지지하며 함께 승가를 유지하게 한다. 즉 율장은 출가자를 중심으로 재가자와 함께 승가를 유지, 운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승불교의 보살계는 율장과 다소 다른 성격의 계율이다. 보살계는 출가자와 재가자가 함께 수지하는 계율로써 보살이라는 수행의 목표를 위해 승속이 함께 청정하게 수행해 나가는 것을 중요한 지침으로 한다. 즉 사부대중이 함께 불도수행을 하며 보살로서 불교의 가르침을 배우고 널리 전하는 것이 보살계의 주된 목적이다. 이러한 보살계는 지금의 불교보다도 앞으로의 불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율장의 수범수제(隨犯隨制)와 달리 보살계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시고 미래를 염려하시며 한 번에 만드신 계율이라고 한다.

이러한 보살계에는 미래의 불교에 불교를 방해하고 파괴하려는 이들에 대한 계율도 들어있다. 대표적인 것이 ‘범망경’의 제10중계인 방삼보계(謗三寶戒)와 제48경계인 자파내법계(自破内法戒)이다. 둘 다 중계(重戒)와 경계(輕戒)의 마지막에 들어있는 계율이다. 즉 앞의 많은 계율이 존재하지만 마지막에서는 불교를 비방하거나 방해하려는 것이 무엇보다 무거운 죄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방삼보계’는 사부대중이 불법승 삼보를 다른 이에게 욕하거나 비방하는 것이 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파내법계’는 방삼보계와 다소 성격이 다르다. 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파내법계’에서는 불법을 파괴하는 것이 다른 외부적 영향에 의한 것이 아닌 불교 내부의 사람들에 의해서 생겨나기에 그러한 것을 주의하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신라 태현 스님은 “(불교의) 시비를 말하면서 파괴하는 것은 불교 안에 있는 (불교를 아는) 사람만이 가능하고 외도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는 죽은 사자의 몸을 없애는 것이 다른 동물들이 아닌 사자의 몸속에서 생긴 벌레라고 한다. 즉 불교의 구성원이 되어 불교를 믿고 따르다가 그 안에서 생긴 아주 작은 힘이나 명예를 탐하여 불교 내부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불교만의 일을 외부로 노출시켜서 불교인 스스로가 자신의 욕심으로 불교를 없애는 일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자파내법계’를 어기는 일은 과거에서부터 지금의 불교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일어났다. 출가자가 승가의 재물을 함부로 이용하거나 계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여 비난을 받거나 국가로부터 ‘폐불’이라는 극단적인 위협을 받은 적도 있다. 그리고 재가자가 불법을 공부하여 자신의 지식이 뛰어나다고 자만하여 출가자를 비방하거나 승가의 운영을 함께 하다가 마치 자신들만의 승가라는 생각을 가져 불교를 함부로 다루는 일 등이 수없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불교인들이 서로를 비방하고 자신들만의 입장만 생각하여 불교를 훼손시키거나 나락에 빠뜨리는 일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불교 내부의 일은 그 내부에서 서로가 원만하게 이해하며 풀어야만 한다. 자신을 위해 성난 짐승과 같이 이빨을 드러내며 상대를 향해 큰소리 쳐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라는 가르침은 어느 불교경전에도 나와 있지 않다. 일체의 경전은 오히려 타인(중생)을 위해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내려놓고 그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며 불교 안에서 번뇌를 씻어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불교는 귀와 눈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닌 그 가르침을 단 하루, 단 한 가지라도 실천해야만 바르게 불교를 수행하는 것이다. 

자리이타, 자비, 보살 등은 그저 글자로만 된 단어가 아닌 불교인으로서 반드시 지키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부처님의 위대한 유언인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17호 / 2019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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