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운사 비대위, ‘자현스님 의혹’ 증거 일부 공개

  • 교계
  • 입력 2019.12.23 17:40
  • 수정 2019.12.23 17:45
  • 호수 1519
  • 댓글 16

12월23일 총무원 청사서 회견
비대위, 폭행 관련 문자메시지
성추문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
‘선거후유증’ 주장 “말도 안 돼”
“당사자 모두 자현스님캠프 사람”

고운사 정상화 비상대책위 소속 정우, 등운, 도륜, 등오 스님은 12월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현 스님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고운사 정상화 비상대책위 소속 정우, 등운, 도륜, 등오 스님은 12월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현 스님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의성 고운사 주지 자현 스님의 성추문과 폭력행위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운사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도륜 스님, 이하 비대위) 소속 스님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자현 스님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특히 비대위는 고운사 주지 자현 스님과 총무국장 A스님 사이에서 발생한 폭력사건과 관련해 사건 당일 A스님이 평소 친분이 있었던 B스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또 A스님이 자현 스님에게 “여성과의 성관계 X파일이 있다”고 협박하는 녹취록 일부까지 공개했다.

비대위 소속 도륜, 등운, 등오, 정우 스님 등은 12월2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번 폭력사건은 지난 7월15일 주지 자현 스님과 총무국장 A스님 사이에서 발생했고, 싸움이 발생한 직후 A스님은 안동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처지를 받았다. 이후 A스님은 자신과 함께 자현 스님의 선거캠프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B스님에게 같은 날 오후 2시경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현(스님)이랑 난투극 했음”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폭행사건이 지역불교계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B스님은 A스님에게 ‘이번 기회에 양심선언을 해서 교구를 바로잡자’는 취지로 설득했지만 A스님이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B스님은 ‘고운사가 더 이상 파행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지난 10월경 자신이 과거 A스님과 주고받은 메시지와 A스님으로부터 받은 녹취파일을 비대위 측에 제보하면서 자현 스님의 성추문과 폭력의혹이 공론화됐다는 게 비대위 측의 설명이다.

자현 스님과 폭력사건에 연루된 A스님이 사건 당일인 7월15일 자신과 친분이 있던 B스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메시지에
자현 스님과 폭력사건에 연루된 A스님이 사건 당일인 7월15일 자신과 친분이 있던 B스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메시지에 "자현(스님)이랑 난투극 했음"이라는 글이 있다.

비대위원장 도륜 스님은 이날 “B스님이 우리 측에 제보한 증거에 따르면 A스님은 자현 스님과 폭력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인 지난 2월과 4월, 자현 스님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었다”며 “그 내용은 자현 스님이 심야에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였고, 자신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폭로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도륜 스님은 또 “지난 5월30일경 A스님은 고운사 경내에서 자현 스님을 만나 자신이 X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협박하면서 녹음한 내용을 B스님에게 전달하면서 자현 스님의 성추문 의혹이 제기됐다”며 “심지어 B스님은 비대위 측에 자신이 직접 차 안에서 A스님으로부터 자현 스님의 X파일에 담긴 내용을 청취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비대위 측은 “B스님의 제보내용을 살펴보면 문자메시지와 녹취내용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며 “이로써 자현 스님의 범계행위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자현 스님 측이 ‘이번 사태가 지난해 9월 고운사 주지선거에서 패한 일부스님들이 공연히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폭력사건의 당사자인 A스님과 이 내용을 제보한 B스님 모두 자현 스님을 본사주지로 당선되는 데 앞장섰던 스님들”이라며 “자신들의 알력다툼으로 교구와 말사에 큰 피해를 주고 있으면서 선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B스님이 A스님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는 A스님의 거듭된 협박 때문인지, 자현 스님은 A스님과 6월15일 교구운영과 관련해 12개 사항을 합의했고, 폭력사태가 발생한 이후 그 내용의 상당부분이 지켜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신도시 포교를 위해 신도들이 정성으로 보시한 소중한 삼보정재가 어떻게 사용되고, 낭비될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위 측은 “제보자 B스님에 따르면 A스님은 평소 돈이 없어 쩔쩔맬 정도였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랬던 스님이 최근 안동 인근에 600평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자현 스님과의 금전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자현 스님과 A스님 사이에서 발생한 폭력사건과 그 이면에서 제기된 자현 스님의 성추문 사건으로 지역불교계는 포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총무원이 하루빨리 진상조사를 진행해 교구본사와 말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 측은 이어 “현재 드러난 증거들을 살펴볼 때 자현 스님은 범계자로서 교구를 이끌어갈 자격을 상실했다”며 “교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총무원은 자현 스님을 사직 처리해 교구의 질서를 바라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고운사 주지 자현 스님은 앞서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누구를 폭행했다거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현 스님은 ‘여성과의 성추문 의혹’에 대해서도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내가 정신병원에 가야 할 것”이라며 “도량 한 가운데서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A스님이 B스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자현 스님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19호 / 2020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