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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단 신뢰성 높여야 삼보정재 답지한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1.02 12:37
  • 호수 1519
  • 댓글 0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사찰 건립
관심·보시 이어지며 눈앞 현실로

‘조계종' ‘원행 스님' 신뢰 결정적
올해도 뜻깊은 나눔 곳곳에 스미길

2019년 10월7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산하시설인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의미 깊은 행사가 진행됐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지역 어르신들에게 ‘짜장 공양’을 올린 것이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짜장을 나눈 게 아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마스크를 쓴 채 총무부장 금곡, 기획실장 삼혜, 사회부장 덕조, 조계종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 아름다운 동행 상임이사 자공 스님과 함께 직접 짜장 소스를 만들었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다. 원행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 1주년 및 노인의 날’을 기념해 펼친 것이었다. 교계 내외로부터의 취임 1주년 평가에 귀 기울이기보다 ‘나눔’에 방점을 찍은 행보는 사부대중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원행 스님은 총무원장 취임 직후부터 ‘100만 원력 결집’을 역동적으로 가동했다. 사부대중의 정성을 토대로 불교 병원과 요양원을 확충하고, 육·해·공 3군 본부 계룡대 영외 법당과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사찰을 신축하겠고 했다. 또한 경주 남산 열암곡에 쓰러져 있는 통일신라 마애불상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뜻도 품었다. 주지하다시피 ‘결집’은 ‘정재’를 의미하는데 그 정제는 보시·나눔·기부 등의 통로를 통해 모아진다.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의 우리 경제를 감안할 때 이 불사가 원만히 흐를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2019년 12월까지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일례로 최근 설매·연취 보살이 부다가야 한국사찰 불사를 위해 50억원을 보시했다. 영축총림 통도사는 부다가야 지역 내 통도사 소유의 땅 2000평을 내놓았다. 언제 첫 삽을 뜰지도 몰랐던 창건불사가 하루아침에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한 전국 주요 사찰들의 정성은 지금도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건 ‘100만 원력 결사’에 답지한 정성이 그냥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분실과 공금유용 등의 부정행위가 2010년 10월 각 언론을 통해 알려진바 있다. 당시 연말 기부금은 급감했는데 전년대비 13.8%에 불과했다. 기부금 모금·관리 기관의 신뢰성에 따라 기부행위가 큰 폭으로 요동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영리기관 신뢰와 기부행동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간단하다. 기관의 신뢰성이 높을수록 기부노력이 증가하고, 기부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기부금 사용의 정직·윤리성을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의 지난 1년여 활동을 들여다보면 ‘김장김치 나누기’ ‘연탄 나누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나눔’행사만은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정재 결집을 넘어 그 정재를 적재적소에 쓸 것이라는 믿음을 더하는 대목이다. ‘100만 원력 결집’을 향한 답지는 ‘조계종’과 ‘원행 스님’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야를 좀 더 확대해 보자.

불교계 나눔운동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08년 대한불교조계종이 설립한 모금기관이다. 추운겨울을 홀로 나야하는 ‘개미마을’과 ‘쪽방촌’의 독거노인·소외계층을 품었다. 아이티·네팔 대지진 당시에는 긴급 지원사업을 펼쳤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농업학교도 세웠다. ‘올바른 나눔 문화를 정착시켜 무소유의 행복’을 전하는 불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은 1996년 설립됐다. 장애인·아동 및 청소년·노인·지역사회 복지 등 전방위적 복지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최근에는 장애아동을 위해 국내 최고의 시설을 갖춘 ‘행복마을’을 준공했다. 그 아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푸른 꿈을 선사할 수 있었던 건 5400명의 보시·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름다운 동행과 승가원의 역사 또한 두터운 신뢰가 뒷받침 됐기에 지속할 수 있었음을 직시할 수 있다.

결집과 나눔의 조화를 이뤄가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신년사는 그래서 어느 때보다 울림이 크다. “지난 한 해 자기를 돌아볼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지 다른 사람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었는지 돌아봅시다. 자기 이익만 찾지 말고 이웃에게 베풀며 함께 기뻐합시다.”

올해도 뜻깊은 나눔이 전국 곳곳에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1519호 / 2020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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