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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산대사와 ‘선가귀감’ 개요

기자명 선응 스님

“선 수행자들이 본받아야 할 가르침”

부처님과 옛 조사스님 공덕
마음 견성하는 참선 중요성
참선수행 방법까지 서술한
서산대사의 선불교 지침서

‘선가귀감’은 조선시대 서산대사 휴정(休淨, 1520~1604)이 50여 권의 경전과 조사어록에서 요긴한 것을 모아 1564년에 저술한 선불교의 지침서이다. 선사는 평안도 안주(安州)에서 출생했다. 성은 최(崔)씨이고, 이름은 여신(汝信), 아명은 운학(雲鶴), 법명은 휴정(休靜)이며, 묘향산(妙香山)에 주석하였기에 서산대사(西山大師)라고 한다. 18세에 경상남도 화개골 원통암에서 숭인장로(崇仁長老)에게 출가하고, 21세에 수계 했다.

수계 후 8년 만에 마을을 지나가다가 낮닭 우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

“머리는 세어도 마음은 세지 않는다고 옛사람 일찍이 말했던가/ 이제 닭 울음소리 한번 듣고 대장부 할 일 어허 마쳤네/ 홀연 고향 땅 얻으니 모든 것이 다만 이렇고 이렇도다/ 수많은 금 보배와 같은 대장경도 원래 하나의 빈 종이일 뿐이로다.”

운관대사(雲觀大師)에게 인가를 받고 30세에 선과(禪科)에 합격하여 봉은사(奉恩寺) 주지를 역임했다. 그 후 선교 양종판사(兩宗判事)가 되었으나 곧 금강산 향로봉에 돌아가 삼몽사(三夢詞)를 지었다.

“만국의 도성은 개미집이요, 일천 집의 호걸은 초파리 같네/ 창에 비친 밝은 달 아래 청허하게 누우니, 끝없는 솔바람 운치가 별미로다”라고 하였다. 다시 임진왜란(壬辰倭亂, 1592~1598) 시기에 8도(道) 16종(宗) 도총섭(都摠攝)이 되어 도요토미히데요시(豐臣秀吉, 1537~1598)의 일본군 침략을 격퇴했다.

선사의 제자는 천여 명이었나 70여 명의 제자가 스님의 법을 이었다. 청허당 진영(淸虛堂 眞影, 양산 통도사 소장) 뒤에, “팔십 년 전에는 저 사람이 나이더니, 팔십 년 뒤에는 내가 저 사람이로구나”라고 임종게를 쓰고, 평안도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서 입적하였다. 법납 67세, 세납 85세였다(해남 대흥사 탑).

저서로는 ‘선가귀감(禪家龜鑑)’과 ‘선교석(禪敎釋)’ ‘선교결(禪敎訣)’ ‘심법요초(心法要抄, 울산박물관)’ ‘운수단(雲水壇)’ ‘설선의(說禪儀)’ ‘삼로행적(三老行蹟)’ ‘청허당집(淸虛堂集)’ 등이 있다.

‘선가귀감’은 1564년 여름에 금강산의 백화암(白華庵)에서 저술하였다(일본 동경 코마자와대학(駒澤大學)에 소장). 1579년(선조12)에 유정사명(惟政四溟, 1544~1610)이 발문을 써서 1590년(선조 23)에 간행한 후, 경상도 원적사, 순천 송광사, 용복사, 경상도 통도사 간행본 등이 있다. 1731년(영조 7)에 간행된 묘향산 보현사본(普賢寺本)이 많이 간행되고 유통되었는데 ‘선가귀감’ 서문에서, “예전에 불교를 배우는 이들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면 말하지 않았고, 부처님의 행동이 아니면 행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보배로 여긴 것은 오로지 대장경의 거룩한 글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불교를 배우는 이들은 전해 가면서 외우는 것이 세속 선비들의 글이요, 청하여 지니는 것은 벼슬아치들의 시뿐이다. 심지어는 그것을 울긋불긋한 종이에 쓰고 화려한 비단으로 꾸며서, 아무리 많아도 족한 줄을 알지 못하고 가장 큰 보배로만 여기고 있으니 오호라 옛날과 오늘에 불교를 배우는 이들의 보배 삼는 것이 어찌 이다지도 같지 않을까!”라고 하였다.

당시 과거제도(유교 경)와 숭유억불(崇儒抑佛)의 사조 때문에 불교도들도 사대부의 글들을 따랐다. 그래서 선사는 ‘선가귀감’을 저술하여 부처님과 조사들이 사자전승(獅子傳承)한 바른 가르침과 참선 수행의 요지를 가르쳤다. 현재 우리사회는 서구적 종교 문화에 휩쓸려서 한국 불교 전통적 정신을 잊고, 수행하지 않기에 되새겨 보아야 한다.

‘선가귀감’이란 ‘선 수행자들이 본받아야 하는 가르침’을 말한다. 그 내용은 서론에서 선종(禪宗)의 마음과 자성을 깨닫는 요지를 밝힌 것이다. 본론에서는 첫째 부처님과 조사의 공덕을 설하였고, 둘째는 교설보다 마음을 깨치는 참선의 중요성을 설하였으며, 셋째 참선 수행의 방법(화두 공안)을 서술하였다. 결론하여 활구선을 강조하고 선종의 5가 7종의 요지와 전승을 밝혔다.

선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 sarvajna@naver.com

 

[1519호 / 2020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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