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수행 조영숙 (49, 승묘락)-하
염불수행 조영숙 (49, 승묘락)-하
  • 법보
  • 승인 2020.01.20 13:50
  • 호수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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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남편 덕분으로 염불정진
무언의 긍정으로 새벽기도 응원
순간순간을 감사함으로 살아가
49, 승묘락

돌이켜보니 그 기간은 우리 부부를 공부시키기 위한 시간이었음을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남편으로부터 나의 기도 덕분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런 남편의 변화는 오히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 주었다. 나야말로 남편과 아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가까운 이들을 배려하고 더 낮은 자세로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사무쳤다. 종무소에서 봉사 도우미 제의를 받았을 때도 감사함과 참회의 수행으로 여기며 이번에는 남편에게 허락을 받아 2년동안 종무소 봉사에도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았다. 특히 사찰에서 진행되는 1년 동안의 행사 등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다. 덕분에 많은 스님을 친견하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고 신도가 갖추어야 할 부분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몸에 익힐 수 있었다. 소중한 인연으로 봉사자들과 한 팀이 되어 무사히 2년의 봉사를 잘 회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아들의 입시는 끝났지만 새벽기도는 이제 매일매일의 수행이 되었다. 관음사는 도심 속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었고 깨끗한 공기와 새벽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달을 보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새벽기도에서는 ‘천수경’과 ‘아미타경’ 그리고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했다.

알싸한 새벽 공기 속에서 염불을 이어나가면 이런저런 생각들은 자취를 감추고 오직 염불하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때론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염불을 지속하곤 했다. 특히 회주 지현 스님께서는 염불을 마치고 난 뒤 짧게라도 꼭 불자들을 위해 생활 속 법문을 들려주셨다. 그 말씀이 가슴 속에 와 닿아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평소에도 회주 스님께서는 누가 무엇을 물어 보아도 친절히 답변해 주셨다. 다른 절에서는 큰스님 뵙기가 어렵다고들 하던데 스님께서는 사람을 구별하지 않으셨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많은 신도님이 법당 밖까지 앉아 있었고 스님께서 법문을 마치고 내려가시는 뒷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 풍경 자체가 무척 아름다웠고 말로 표현하기에도 벅찬 환희심으로 충만해진 경험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이제 남편도 새벽기도에 나가는 것만큼은 무언의 긍정으로 허락해준다. 그런 남편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 한동안 남편과의 갈등이 심했을 때, 스님께서는 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 남편과 아들, 딸에게 삼배씩 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그 말씀대로 실천한지 1년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남편의 변화가 조금씩 생겼던것 같다. 물론 지금도 어느 정도의 제약은 있다. 그럴 때마다 남편과 다투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며 절충안을 찾고자 한다.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항상 기분 좋게 절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새벽기도를 위해 절에 갈 때는 자가용을 이용한다. 마침 같은 마을에서 새벽기도에 동참하는 거사님이 계셔서 차를 태워 드린다. 거사님은 내게 고마워하시지만 나는 오히려 거사님께 감사하다. 내가 게을러져서 자칫 새벽기도에 빠지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거사님 덕분에 한 번이라도 덜 빠지고 갈 수 있는 덕분이다.

매일매일 염불하는 삶은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삶이라고 본다. 염불을 지속하면 주위의 모든 존재를 향해 감사함을 갖게 된다. 시부모님도 형제도 주변 이웃 분들도 관음사 신도 분들도 고마운 분들이 참 많다. 그분들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역시 염불이다. 그리고 염불하는 삶은 봉사하는 삶이기도 하다. 감사함을 염불에 담고, 그 염불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곧 봉사인 것이다. 무엇보다 관음사는 봉사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 마음만 있다면 복을 지으며 수행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도량이다.

더욱이 새벽기도를 마치고 스님께서 해주는 법문은 나를 성숙시키며 발전시켜 준다. 남은 숙제라면 스님과 함께 염불 수행을 더 열심히 해서 몸에 익히고 생활에 젖어 살아가는 것이다. 매일매일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고 배우며 수행하는 날이 오길 기도한다.

성불하는 그날까지 세세생생 불제자로 살아가기를, 지혜와 복덕을 행하는 공부가 생을 마무리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또한 주변 모든 인연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고 선망 조상과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맺는다.

 

[1521호 / 2020년 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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