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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염불하는 사람의 마음가짐

“일체 모두가 보살이며 나만을 범부로 보라”

마음을 거두어들여 간절히 염하면 저절로 귀일시킬 수 있어
염불·기억·듣기를 또렷이 하면 일심불란에 이르러 염불삼매

인광대사는 “염불이 마음속에서 일어나야 한다”며 항상 자기 자신을 단속하라고 강조한다.
인광대사는 “염불이 마음속에서 일어나야 한다”며 항상 자기 자신을 단속하라고 강조한다.

제60칙(2) : 오로지 나 한 사람만이 진실로 범부라고 보아야 한다.

집에 있거나 암자에 있거나 상관없이, 반드시 윗사람에게는 공경하고 아랫사람에게는 온화해야 한다. 남들이 참을 수 없는 것을 참고, 남들이 행할 수 없는 것을 행하며, 남의 힘든 일을 대신해주고, 남의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조용히 앉아서 항상 자신의 허물을 생각하고, 한담할 때에 남의 그릇된 점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걸어 다닐 때나 멈추어 서 있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옷을 입을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아침까지, 한 마디 부처님 명호를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느 때에는 작은 소리로 염하고, 어느 때에는 마음속으로 염하며, 염불 이외에 다른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혹 망념이 한 번 일어나면, 그 즉시 바로 그 망념을 없애야 한다.

항상 부끄러운 마음을 내고, 참회하는 마음을 내야 한다. 설사 불법을 수지하고 있더라도, 늘 내 공부가 그다지 깊지 않다고 생각해야 하며, 자신을 자랑하거나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 단속할 뿐, 다른 사람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남의 좋은 모습만을 볼 뿐, 나쁜 모습은 보지 말아야 한다. 일체 사람은 모두 보살이고, 오로지 나 한 사람만이 진실로 범부라고 보아야 한다. 만약 내가 말하는 대로 행할 수 있으면, 틀림없이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다

제61칙 : 십념기수법(十念記數法)으로 염불하면 만인이 닦아 만인이 극락에 간다.

염불을 함에 있어 마음을 귀일시키기 어렵지만 마음을 거두어들여 간절히 염하기만 하면 저절로 귀일시킬 수 있다.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법은 가장 먼저 지성심으로 간절하여야 한다. 지성심으로 염불하지 않으면 마음을 거두어들이고자 하여도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미 지성심으로 염불하는데도 생각이 아직 순일하지 않으면 마땅히 귀를 거두어 들여 염불소리를 자세히 들어야 한다. 소리를 내어 염하든 마음속으로 염하든 모두 염불이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염불하는 소리가 입에서 나와 귀로 들어가야 한다. 마음속으로 염하는 경우에도 비록 입을 움직이지 않지만 마음속에서 염불하는 모습이 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염하고, 입으로 똑똑히 염하며, 귀로 똑똑히 들으며 이와 같이 마음을 거두어 염불하면 망념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이따금 망념이 세차게 일어나면 곧 십념으로 횟수를 기억하는 염불법(十念記數法)을 사용하여 온 마음의 역량을 모두 부처님 명호 소리 하나에 쓰면 설사 망념이 일어나려고 해도 그 힘이 미칠 겨를이 없다.

이렇게 마음을 거두어들여 염불하는 구경의 묘법을 과거 정토를 홍양하던 사람이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그 당시 사람들이 근기가 비교적 예리해 이렇게 하지 않아도 곧 마음을 귀일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 인광은 마음을 제어하여 조복시키기 어려운 경우 이 방법이 미묘하다는 것을 비로소 체득하였다. 원컨대 근기가 둔한 후세 사람들도 함께 이와 같이 수행하여 만인이 닦아 만인이 극락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른바 “십념기수법”이란 염불할 때 한 마디에서 열 마디까지 명호를 또렷하게 염해야 하고, 횟수를 분명히 기억하여야 한다. 십념에 이른 후 또 1에서 10까지 염한 후 이어서 20, 30 등으로 계속 염하지 않아도 된다. 수시로 염하고 기억할 뿐 염주를 굴릴 필요도 없고, 오직 마음으로만 기억하면 된다. 만약 열 마디를 곧장 기억하기 어렵다면, 1에서 5까지, 6에서 10까지 나누어 두 차례 기억해도 좋고, 그것도 힘들면 1에서 3까지, 4에서 6까지, 7에서 10까지 세 차례 기억해도 좋다. 다만 염불을 또렷이 하면서 기억도 또렷이 하고, 듣기도 또렷이 하면 망념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오래 하다 보면 저절로 일심불란에 이르러 염불삼매를 얻을 것이다.

십념법은 망념을 거두어들인다는 점에서는 아침공과의 십념법과 같지만 그 공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아침공과의 십념법은 한번 호흡하는 동안을 일념으로 삼고, 염불하는 횟수가 많은지 적은지는 상관없다. 그러나 이 십념법에서는 한 마디 부처님 명호를 일념으로 삼는다. 아침공과의 십념법은 일념에 10마디만 할 수 있다. 20번, 30번을 하면 기가 상해 병에 걸린다. 이 십념법에서는 첫 번째 부처님 명호를 염하면 마음으로 첫 번째인 줄 알고, 열 번째 부처님 명호를 염하면 열 번째인 줄 안다. 1에서 10까지 되풀이 하여 하루 수만 번을 염해도 모두 이와 같이 기억한다. 이렇게 염불하면 망념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정신을 가장 잘 함양할 수 있다. 수시로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여도 전혀 정체되거나 장애가 되지 않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적합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

십념으로 횟수를 기억하는 방법은 염주를 굴리며 기억하는 방법에 비해 그 이익이 큰 차이가 있다. 염주로 횟수를 기억하는 법은 몸도 수고롭고 심신도 불안하지만, 십념법은 몸도 편안하고 심신도 안정된다. 다만 일을 할 때는 더러 그 수를 기억하기가 어려우면 간절하게 곧장 염불하기만 하고, 일이 끝난 다음에 다시 마음을 거두어들여 횟수를 기억하면 된다. 이렇게 계속 염하다보면 마음 가운데 왔다 갔다 끊어지지 않던 생각이 벗처럼 모두 전일하게 한 경계에 집중하는 부처님 명호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대세지보살께서 말씀하시길, “육근을 모두 거두어 들여 정념이 서로 이어져서 삼마지를 얻는 것을 제일로 삼겠나이다” 하셨다. 근기가 예리한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처럼 근기가 둔한 중생은 십념으로 횟수를 기억하는 법을 버리고, “육근을 모두 거두어 들여 정념이 서로 이어지도록” 하고 싶어도 너무나 어렵고도 어렵다. 또한 모름지기 이렇게 마음을 거두어들여 염불하는 법은 얕을 수도 있고 깊을 수도 있으며, 작을 수도 있고 클 수도 있는 불가사의한 법문임을 알아야 한다. 다만 부처님 말씀을 우러러 믿어야 하고, 부디 자신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의혹을 품지 말라. 만약 의혹을 일으키면 오랜 겁 동안 심어온 선근이 이로 말미암아 잃어버려 최후에는 실익을 직접 얻을 수 없게 되니, 실로 슬프다.

염주를 굴리며 염불하는 방법은 오직 길을 다니거나 머무르는 때에만 적용하여야 한다. 정좌하여 정신을 함양하는 때는 손을 움직이는 연고로 정신이 안정될 수 없어 시간이 오래되면 병에 걸린다. 그러나 십념으로 횟수를 기억하는 염불법은 길을 다니거나 머무르거나 앉거나 눕거나 언제라도 적합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22호 / 2020년 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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