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결사체, 포교 저변확대 역할 기대
승가결사체, 포교 저변확대 역할 기대
  • 법보
  • 승인 2020.02.03 11:11
  • 호수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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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법·교화의 지중함 인식하는 계기
불교 대사회 역할 이끄는 견인차
교육원, 포교 활동 지속지원 약속
장기적 계획·실행 원동력 이어져야

조계종 교육원이 ‘승가결사체의 전법교화활동 연수인증 및 지원에 관한 규정’을 의결한 건  2017년 12월이다. 구족계를 수지한 비구(니) 스님이 비영리 임의단체를 결성해 충실하게 매진했을 경우 그 활동자체를 종단 차원에서 실시하는 승려 연수교육 이수로 인정(50점)한다는 게 골자였다. 평범해 보이지만 획기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답보 상태에 놓인 포교 저변을 예상보다 급속히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내포했기 때문이다. 

조계종 승가고시법에 따르면 비구(니)는 3급 승가고시를 통과(중덕) 해야 말사 주지를 할 수 있고, 2급을 통과(대덕) 해야 법규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 그리고 1급 승가고시를 통과(종덕)해야 교구본사 주지 소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승가고시 자격요건과 연수교육은 상관관계에 놓여 있다. 3급 이상의 승가고시를 보려면 연평균 30점 이상의 연수교육을 이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승가결사체 소속 스님들의 활동에 50점을 부여함과 동시에 재정지원까지 한다고 나선 점은 단순히 승가고시 자격요건 충족을 넘어선 그 이상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구(니) 스님들의 전법교화를 종전보다 더 지중하게 인식하겠다는 종단 차원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통계청의 ‘2015 종교인구’ 발표를 떠올려 보자.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불교는 개신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기존의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방식이 아닌 전국 가구의 20%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많은 것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어린이·청소년·대학생 포교를 등한시했다는 사실이 도출되며 교계의 민낯이 드러났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그 누구도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묘책을 내놓기는 어려웠다. 이 상황에서의 승가결사체 지원 정책은 내심 ‘묘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신선한 정책이었지만 종단 정책에 의구심부터 품었던 풍토를 감안하면 높은 참여도까지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기우에 불과했다. 2018년 첫 해에 25개 단체가 신청했다. 영국 런던 한인교포를 대상으로 포교활동에 박차를 가했던 ‘로터스마인드’, 국제구호활동과 노숙자들을 보듬어 온 ‘다함께 나누는 세상’, 소년원 청소년들을 위해 심신교화활동을 펼쳐 온 ‘안양계’ 등 이미 수년 동안 나름의 전법활동에 매진해온 단체들이 줄을 이어 신청했다.

그해 6월 교육원은 20개 단체를 승가결사체로 선정했다. 다음해인 2019년 24개 단체로 늘렸으며, 기존의 8000만원보다 2배에 가까운 1억4000만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26개 단체를 승가결사체로 인증했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단체가 포진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교도소·군포교·소년원 포교 등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설법하는 단체, 호스피스·간병 등의 보살행을 실천하는 단체, 무료급식·환경 등 사회활동에 매진하는 단체, 명상·심리치료·지화제작·합창단 등 생활불교 지도에 무게를 둔 단체들도 포함돼 있다. 국내외 사회 그늘진 곳까지 보듬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원의 이 정책에 대해 누군가 “성공적인가?”라고 묻는다면 현재로서는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마음쉬는곳’은 2017년까지 회원 1명이었던 전남대 불교동아리를 2년 동안 원력을 쏟아 부은 결과 회원을 120명으로 증가시켰다. ‘인연’은 2017년까지 회원 5명이었던 순천대 불교동아리를 보듬어 회원 40여명으로 증가시켰다. 침체된 대학 불교동아리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승가결사체 회원들만의 힘으로 이런 결실을 맺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회원 스님들이 지인과 인연사찰에 호소하며 얻어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건 스님을 중심으로 한 승가결사체의 장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승가결사체가 앞으로도 불교의 대사회역할을 확대하고 공고히 하는데 중추적 몫을 다해주기를 희망한다. 그 역량에 따라 포교 확대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고 보면 관건은 이 정책의 지속성이다. 다행스럽게도 교육원은 이 불사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교육원장 진우 스님이 언급했듯이 “전법교화의 현장에서 의미를 더하고 이를 통해 한국불교와 우리사회의 미래를 밝혀주길” 바란다.

 

[1523호 / 2020년 2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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