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불교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 채문기 상임논설위원
  • 승인 2020.02.11 10:15
  • 호수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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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우리 삶의 한 가운데 있다” 창종주 뜻 면면이 이어갈 터 

초등학교 4학년 자성학교
활동으로 총지종과 인연

종단불사에 열성 쏟았던 
어머니 도우며 정사의 길

결단력·추진력 인정 받아
최연소 총무부장·통리원장

승직자, 현물이라도 받으면
시세가 감안해 10% 희사

교도 정성 담긴 희사금
가능한 사회로 ‘환원’

종단 차원의 연대·지원 속
재가역량 증대 도모 계획

​​​​​​​화합·수행·교화 주축 된
100년 도약 청사진 준비 
불교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는 “화합·수행·교화의 세 축을 가동하는 한 불교총지종의 미래는 밝다”고 확신했다. 

“진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 삶의 한 가운데 있다!”

불교총지종은 원정 대성사의 일갈과 함께 1972년 12월 24일 세워졌다. 총지(總指)는 지혜·삼매, 진언·다라니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하여, 사원의 본당인 서원당(誓願堂)의 불단 중앙에는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인 ‘옴마니반메훔’이, 그 양 옆에는 불보살의 깨달음 세계를 상징하는 금강계 만다라와 태장계 만다라가 조성돼 있다. 진언 수행을 통해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 안락과 법열을 얻겠다는 원력이 불단에 표출돼 있다.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주창한 불교총지종은 현재 승직자(스승) 70여 명, 교도 10만여 명, 사원 30여 개의 한국불교 대표 종단 중 하나로 우뚝 서 있다. 2021년이면 창종 50년을 맞는다. ‘총지종 100년’을 향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통리원장 인선(忍禪) 정사를 서울 총지사에서 만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산 정각사 ‘자성학교(어린이 법회)’에 들어가며 총지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중·고등학교 학생회 활동을 거쳐 지도교사로도 활약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승직자가 될 생각은 없었다. 총지종 불사에 정성을 다했던 어머니는 중·고등학교 입학·졸업식에 한 번도 함께 해 주지 못했는데, 그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 부처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89년 1월 총지종의 승직자였던 부친이 입적했다. 3남매 맏이로서 어머니의 불사를 도왔고  자연스레 교화 현장을 목도했다. 어머니가 마주했던 고난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 사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도 그 때 처음 깨달았다.  

“내 삶 자체가 호강이었구나!”

서원당에는 육자진언과 만다라가 조성돼 있다.<br>
서원당에는 육자진언과 만다라가 조성돼 있다.

승직자 길에 들어 선 인선 정사는 마산 운천사 주교, 통리원의 사회·총무부장 등 종단의 주요 소임을 두루 거쳤다. 종단사상 처음으로 40대에 총무부장을 맡은 인선 정사는 50세 이상이어야만 오를 수 있는 통리원장에 최연소(51세,18대)로 선출됐고, 2019년 1월 재임(19대) 됐다. 인선 정사의 지도자 역량을 종단의 전 대중이 일찌감치 알아보고 인정했음이다. 불교총지종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종단으로 승격시킨 장본인도 인선 정사다. 

인선 정사는 2019년을 ‘총지종 도약 원년의 해’로 정하며 창종 50년 기념사업을 확정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창종 50년 종단 기념 책 발간’이다. 가능한 ‘총지종사’에 걸 맞는 형식과 내용으로 구성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과거에 일어 난 ‘모든 일’이 역사는 아닐 것입니다. 시대상을 대변하면서도 오늘날 의미가 있는 것, 변화를 이끌어 낸 ‘그 무엇’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입니다. ‘창종 50년’ 책자도 여기에 준해 편찬될 것이라 봅니다. 종령·통리원장을 포함 한 역대 스승님들의 교화정신과 원력, 그리고 종단 내외적으로 변혁을 일으켰던 크고 작은 사건을 중심으로 ‘지난 날’과 ‘오늘’을 짚고, 그 여정에서 도출된 지침과 교훈을 뼈에 새기려 합니다.”

총지종 주관으로 태동한 ‘국제 재가불자대회’도 2020년이면 10회를 맞는다. 현재 세계 10여 개국의 재가 단체·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참여에 무게를 실었는데 10회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재가불교 단체·지도자 참여에 비중을 두는 대회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시대 재가불자의 역할을 증대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산업혁명, 첨단정보,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산업사회는 인류에게 풍요로운 삶을 선사했습니다. 반면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자원고갈, 빈부격차 등의 심각한 문제도 발생시켰습니다. 현 시점에서 상생으로의 인식을 전환하지 않을 경우 직면할 건 지금 보다 더 심각한 갈등과 분열입니다. 아울러 공동선을 지향했던 가치관·윤리도덕도 제 중심을 잃어 갈 것입니다. 연기·자비 사상이 인간 본연의 모습을 회복시키며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중심에 재가불자가 서야 합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야기되는 문제점을 심도 있게 살피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재가불자들이 강구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문화, 환경, 복지 등의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재가단체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나아가 종단 차원에서의 재정 지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인선 정사는 2016년 18대 통리원장 선출 직후 의미 깊은 한 마디를 전한바 있다.

“교도들의 희사금은 최대한 사회로 환원하려 합니다.”   

불교총지종 서울 사대문 첫 사원인 관성사.<br>
불교총지종 서울 사대문 첫 사원인 관성사.

인선 정사의 천명 속에는 재정자립과 회향이라는 두 키워드가 농축돼 있다. 총지종은 승직자인 정사(正師,남)·전수(傳授,여)와 교도인 각자(覺者,남)·보살(菩薩,여)로 구성돼 있다. 수행·교화·행정에 전념하는 승직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금전을 받고 있는데 ‘이공(利供)’이라 한다. 인선 정사의 선언 전까지 이공은 교도들의 희사금에서 100% 충당됐다. 인선 정사는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즉 종단 차원의 사업을 통해 이공 등의 기본 재정을 마련하겠다는 뜻인데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교도들의 희사금을 사회로 돌림으로써 종단 차원에서의 사회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욕도 내포돼 있다. 전국 30여 사원에서 통리원으로 헌상하는 희사금 중 1%를 인재양성 기금으로 20여 년 동안 적립해 온 총지종의 원력을 감안하면 ‘희사금 사회 환원’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교도님들의 정성이 담긴 희사금인 만큼 좀 더 복되게 쓰여야 합니다. 특정 목적 사업에 쓰라고 지정된 것 외의 희사금은 가능한 미처 살피지 못한 곳,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려 합니다.” 

불교총지종의 희사금 제도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자신의 수입 10%를 보시하는 십일희사(十一喜捨)와 수입의 20%를 보시하는 십이희사(十二喜捨)다. 전자는 교도가, 후자는 승직자가 주로 한다. 이공을 받는 승직자도 매월 희사금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승직자라 해도 가족의 49재나 천도재를 올린다면 희사금을 내야 합니다. 또한 누군가로부터 현금은 물론 물품 하나라도 받았다면 그 선물의 시세가를 감안해 10%를 희사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탐심을 끊고 집착에서 벗어나는 실천 행 중 하나가 희사입니다. 스승이 솔선수범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불전함이라 할 수 있는 각 사원의 희사고(喜捨庫)는 승직자와 교도회 소속의 불자가 입회할 때 열수 있다. 종단의 재정투명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인선 정사가 주교로 있는 관성사는 서울 사대문 안에 건립된 불교총지종 최초의 사원이다. 그런데 서원당 내부 구조가 독특하다. 

원래 서원당에는 ‘옴마니반메훔’과 만다라 외에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다른 전각을 지어 불상을 조성해야 한다. 그런데 인선 정사는 그 관례를 깨고 2017년 10월 서원당에 관세음보살을 봉안했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대중과 공감하기 위함입니다. 일반인들 대부분은 사원에는 으레 불상이 조성돼 있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량 내에 불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질감을 느낍니다. 서원당과 일반인들 사이에 형성된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최선은 불상을 조성하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불보살님의 가르침이 서려 있는 불상을 성보로 여겨 온 교도들의 갈망도 있었습니다. 종단의 전 서원당에 불상을 봉안하자고 제안하는 건 아닙니다. 일단 시도 해 보고 그 반향을 지켜보며 종단의 나아갈 길을 찾아보자는 겁니다.”

관성사 서원당에는 불상이 봉안돼 있다.

인선 정사의 결단력과 추진력은 이미 정평 나 있다. 문득 승직자가 되기 전의 젊은 시절 성격이 궁금하다고 하니 “뱀의 머리가 될지언정 용의 꼬리는 선택하지 않는 자존심 강한 성격”이라고 회고했다. 청년 시절 딱 한 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한 적이 있는데 3일 내내 분심이 일었다고 한다. 승직자의 길을 걸으며 큰 변화가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와 너’, ‘나와 자연’을 분리해 놓으면 이해타산, 오만이 꿈틀거리고, 하나라고 보면 기쁨과 겸손이 솟습니다. 육자진언 정진을 통해 청정지혜를 발현한 불자는 후자의 삶에 가치를 두고 생을 살아갑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 덕에 내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모두가 감사한 사람입니다.”

승직자로서의 여정만도 20년인 인선 정사는 종단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창종 50년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가 궁금했다.

“스승·교도님들의 ‘불퇴전 정진’입니다. 그 힘은 오늘을 거쳐 내일도 이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종단은 적어도 100년의 생명을 갖고 있어야 역사에 기록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절반 즈음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해야 할 건 50년이 아니라 향후 100년입니다. 화합·수행·교화의 세 축을 가동하는 한 불교총지종의 미래는 밝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인선 정사는 2016년 10월 괴산의 중원사를 수행도량으로 지정했다. 승직자 그 누구라도 정진하겠다고 하면 언제든 모든 걸 내려놓고 입방할 수 있다. 교화에 여념이 없어 자칫 수행을 멀리할 수 있음을 경계한 방책이다. 거문고 줄을 고르듯 교화와 수행 역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전언이 배어있다.

불교총지종은 현재 정점에 서 있는 종단이 아니다. 품고 있는 잠재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교계의 복이요 기쁨이다. 그리고 우리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총지(總指)는 ‘능지(能持)·집지(執持)’라고도 한다. ‘불법을 기억하여 잊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불교총지종의 문을 처음 연 원정 대성사의 일갈을 불교총지종 대중은 잊지 않을 것이다. 
“진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 삶의 한 가운데 있다!” 

채문기 상임논설위원 penshoot@beopbo.com

 


인선 정사는

1996 통리원 근무.
1998 통리원 시무 품수.
1991 전법관정 수계.
2004 운천사 주교.
2010 관성사 주교 및 총무부장.
2016 18대 통리원장 임명.
2017.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임명.
2019 19대 통리원장 인준.

 

[1524호 / 2020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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