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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스님 위례천막결사, 바르게 회향하는 길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2.11 10:41
  • 호수 1524
  • 댓글 0

2019년 11월11일은 위례천막결사를 위해 상월선원의 철문이 굳게 닫힌 날이다. 그로부터 90일 만인 2월7일 법당 문이 다시 열렸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결사 대중 아홉 분을 맞이하면서 내린 첫 당부는 “이제 문을 활짝 열어 중생구제에 매진하자”는 것이었다. 결사 대중들은 삼천대천세계를 향해 당신들의 결사 회향에 대한 일체 인연공덕에 감사와 회향의 의미를 담아 삼배를 올렸다. 종정 진제 스님의 당부와도 같이 결사 대중들의 삼배에는 한국불교의 쇄신과 함께 중생구제의 원력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옛 선지식들이 그러했듯이 결사는 한국불교의 위기 상황에서 항상 희망의 빛을 발했다. 보조국사 지눌의 정혜결사는 권력과 탐욕에 찌든 당시의 승가에 서릿발 같은 청정계율의 죽비가 되었고 청담, 성철, 자운 스님 등이 일제강점기 직후 결행했던 봉암사 결사는 일제불교의 잔재로 어지러웠던 당시의 승가에 수행자로서의 위의와 계행청정의 바른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위례천막결사의 의미 역시 역사에 각인된 선대 결사들의 가르침과 맥락을 함께 한다. 

오직 원력과 수행으로써 한국불교의 앞날에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는 발원이 결사 대중들의 한결같은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역대 선지식들이 산중 사찰에서 결사를 진행한 것과는 달리 도심의 천막법당에서 결사를 진행했으나 결사 대중들은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했고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청규로써, 그것도 도량이 아닌 풍찬노숙(風餐露宿)이란 극한의 상황만을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천막법당에 몸을 맡긴 채 옛 결사의 길을 그대로 따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어 보인다. 

9명의 청량수와 같은 위례천막결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일대사는 이제 1000만 불자들의 몫이 됐다. 혼탁해진 세상을 맑히고자, 고통 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결사 대중들의 정신은 사부대중이 일상에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일상에서 계행을 지켜 갈 때 올곧게 회향할 수 있다. 오직 그것만이 위례천막결사에 동참했던 결사대중 9명 스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하는 길이다. 종정 진제 스님이 결사 대중 9명에게 일성으로 던진 “이제 중생구제에 매진하자”는 당부를 되새기고 실천해야 할 때다.

 

[1524호 / 2020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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