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5장 선교일치와 조사선
6. 5장 선교일치와 조사선
  • 선응 스님
  • 승인 2020.02.11 13:54
  • 호수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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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는 부처님 말씀, 선은 부처님 마음

선과 교의 근원은 부처님이며
세존의 삼처전심이 선종의 뜻
규봉 선사가 선교일치를 주창
조사 ‘한 생각’ 없이 마음 전법

5장에서는 세존의 선법과 교법이 같고 다름을 설한다. “세존께서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하신 것(三處傳心)은 선종의 뜻이 되고, 일생동안 설하신 것은 교설이다. 선(참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설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서산대사가 해석하였다. “‘세 곳’은 ‘다자탑(多子塔)’에서 자리를 반으로 나눈 것이 첫째이고,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꽃을 잡아 든 것이 두 번째며, 사라쌍수(沙羅雙樹) 아래 관에서 발을 보이신 것이 세 번째이다. 가섭이 별도로 전한 선의 등불을 말한다. ‘일대’란 49년 동안 설하신 오교(5敎)이다. 첫째 인천교(人天敎), 둘째 소승교(小乘敎), 셋째 대승교(大乘敎), 넷째 돈교(頓敎), 다섯째 원교(圓敎)다. 아난이 유통한 법의 바다를 말한다. 그러하면 선과 교의 근원은 세존이고, 선과 교의 갈래는 가섭과 아난이다. 말 없음으로써 말 없는 데에 이르는 것이 선이고, 말로써 말 없는 데에 이르게 하는 것은 교이다. 또한 마음은 선법이고, 말은 교법이다. 법은 비록 한 맛이지만 견해는 하늘과 땅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 이것은 선과 교의 두 길로 판단한다.” 

선법은 ‘3처전심’이다. 첫째 ‘아함경’에 중인도 비살리(유마생존지)에서 한 장자가 선정으로 신통을 증득했는데 ‘벽지불’이라 하였고, 그 제자들이 탑묘를 세우고 ‘다자탑’이라고 했다. 법현(法顯, 337∼442)의 ‘불국기(佛國記)’에서 ‘다자탑에서 설법 하실 때에 가섭을 돌아보시고 자리를 반 나누어 앉게 하신 곳이다’고 한 내용이다. 

두 번째 혜거(慧炬, 899∼974)의 보림전(801)과 송 원년(1004) 도원(道原)의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등에서 전하는 선종의 안목이다. 송 오명(悟明)의 ‘연등회요(聯燈會要, 1291)’에서는 영산회상에서 세존께서 설법 중에 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만 미소를 지었다. 이때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教外別傳)이 있는데 가섭에게 부촉한다”라고 한 내용이다. 

세 번째 소승과 대승의 모든 ‘열반경’에서 세존께서 사라 나무 아래에서 열반하신 후 가섭에게 발을 뻗어 보이신 내용이다. 5교란 ‘화엄종’의 제5조 규봉종밀(圭峰宗密, 780∼841)이 교를 판단한 것에 기준하였다. 첫째 인천교는 ‘아함경’에서 재가자를 위한 설법으로 ‘불법승에 대한 삼귀의’와 ‘오계(五戒)’이다. 생명을 해치지 않고, 훔치지 말며, 삿되고 음란하지 않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열 가지 선행’이란 몸으로 생명을 살리고 보시하며 청정을 유지하고, 입으로 진실하고 화합하는 말을 하며, 마음으로 ‘무상과 무아’의 지혜로써 탐욕과 성내지 않으면 ‘생천(生天, 인과 복락)’하게 된다는 교설이다. 둘째 소승교는 ‘고의 원인과 소멸의 길’을 수행하는 ‘성문’과 ‘12인연관법’을 수행하는 연각의 교설이고, 셋째 대승교는 ‘일체 법공’을 깨달아 중생을 제도하는 ‘금강경’ ‘능가경’ 등의 교설이며, 넷째 돈교는 문자나 언어를 떠난 ‘진여, 여래장’을 설한 ‘유마경’과 ‘원각경’ 등의 교설이다. 다섯째 원교는 ‘법화경’의 ‘일승원교’와 ‘화엄경’의 ‘원융무애’를 말한다. 

‘선교일치’를 주창한 규봉선사는 ‘도서(都序)’에서 “경은 부처님의 말씀이고,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다. 부처님의 마음과 말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고려 진각혜심(眞覺慧諶, 1178∼1234) 국사는 ‘간화결의론’에서 그 뜻을 이었다. 게송으로 말씀하여, “놓아 지내지 말라. 풀 속에 몸을 누이게 된다”라고 하였다.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의 ‘벽암록15’에서 어떤 스님이 운문에게 ‘근기도 경지도 아닌 것은 무엇입니까?’ 물으니, 운문선사가 ‘엎어버리고 한마디 해라’라고 하였다. 이에 원오선사가 “법률은 죄수의 입에서 나왔으니 놓아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친 풀 속에 눕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세존의 교설과 마음의 전법도 중요하지만 ‘한 생각’을 일으키면 번뇌에 얽힌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선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 sarvajna@naver.com

 

[1524호 / 2020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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