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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명상이 뇌를 바꾼다

뇌의 긍정적 변화가 면역체계에도 긍정적 영향

마음챙김 명상 수행한 집단에서
긍정적 감정·면역체계 향상 보여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정서 경험
억제적 조절 기능 활성화 확인돼

명상을 하면 행복이나 공감, 연민과 같은 긍정적 감정이 점점 더 강화되고 그런 감정과 관련된 뇌 부위도 활성화된다. 이제는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명상할 때 뇌 속의 주요 연결망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됨으로서 마치 새 삶을 사는 듯 반짝거리고 활기 넘치는 것을 객관화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존 카밧진과 리차드 데이비슨 교수가 명상과 관련한 실험을 공동진행했다. 위스콘신에 있는 한 생명공학 회사에 근무하는 25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1시간씩 일주일에 6시간, 8주 동안 마음챙김 명상을 하게 한 뒤 명상을 전혀 하지 않은 16명의 대조군과 비교했다. 마음챙김 명상을 마친 뒤 모두에게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긍정적인 경험과 가장 부정적인 경험을 서술하게 한 후 이들이 글을 쓰기 전후의 뇌전도(EEG)를 측정했다. 또한 이들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맞게 하고 얼마나 많은 항체가 생성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혈액을 채집해서 검사를 실시했다. 

뇌전도 측정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한 집단에서는 긍정적 정서와 관련된 뇌 영역인 좌측 전전두엽이 더 활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뇌의 좌측 전전두엽은 긍정적 감정과 스트레스의 감소, 면역체계의 향상을 일으키는 곳이다. 이런 현상은 심지어 부정적 경험을 서술할 때에도 나타났다. 이는 명상을 통해 이들이 부정적이고 불쾌한 심리 상태에 잘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직원들은 부정적 경험으로 안 좋았던 기억을 통해 느꼈던 슬픔을 적으로 간주하고 그에 맞서 싸우는 대신, 부드럽게 다가가 살펴보고 보듬어 친절해질 필요가 있는 대상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 8주간의 길지 않은 마음챙김 명상이 직원들이 느끼는 행복감과 활력, 업무 몰입도는 높이고 불안은 줄이게 한 것이다. 

혈액 검사에서는 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명상 집단의 혈액 속 항바이러스 항체의 수가 대조군에 비해 훨씬 많이 나타났으며 독감에 걸려도 증세가 덜 했다. 이는 면역체계가 더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독감의 항체 수는 명상 수행자들의 좌측 전전두엽 활성화와 상관관계가 있는데, 좌측 전전두엽이 더 활성화되어 있을수록 항체도 더 많이 생성된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이러한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사라 라자르와 동료들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시행한 실험에서 장시간의 명상은 뇌의 바깥층인 대뇌피질의 두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간 지속적인 명상을 하면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뇌의 물리적 구조까지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또한 명상을 하는 동안 전전두 피질의 활동이 증가하는 반면 편도체의 활동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명상이 두려움,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 경험을 일으키는 편도체를 포함한 변연계 활동에 대해 전전두 피질의 억제적 조절 기능을 활성화시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고등피질인 전전두 피질에서 부정적인 경험의 센터인 편도체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불편한 정서는 줄고 긍정적 정서의 경험은 증가한다. 

뇌의 좌측 전전두엽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사람들은 보다 밝은 기질을 지니고 있으며,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을 겪은 후에도 훨씬 빨리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꾸어 말하면 좌측 전전두엽이 활성화된 사람들이 감정 회복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감정 회복력과 정신적 웰빙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의 강화에도 기여한다. 마음챙김은 감정 회복력을 좋게 함으로써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이 면역 체계를 공격하기 쉽게 만드는 만성 스트레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고마운 수행이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24호 / 2020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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