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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공의 관점으로 본 불교와 생명과학

  • 불서
  • 입력 2020.02.17 14:30
  • 호수 1525
  • 댓글 0

‘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 / 유선경‧홍창성 지음 / 운주사

‘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과 생명체 중에서 원인과 조건 없이 무(無)로부터 나온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바로 부처님이 깨닫고 전한 진리인 연기(緣起)다.

이 책 ‘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는 생명과학과 불교가 맞닿는 지점을 연기와 공의 관점으로 살펴보고 있다. 결론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연기와 공의 관점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며 또 예측해야만 제대로 된 생명과학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유선경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와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에서부터 철학을 전공한 홍창성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월간 ‘불교문화’에 발표했던 24편의 에세이를 토대로 재구성했다. 생명현상에 대한 불교철학적 연구 자체가 드물고, 아직까지 충분히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저자들도 이미 발표된 에세이들을 재검토하고 수정을 거듭한 끝에 책으로 엮었다.

저자들은 여기서 “존재 세계를 꿰뚫는 연기법과 그것의 대승불교적 해석인 공의 관점으로 서구적 본질주의와 실재론이 직면한 난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생명과학과 불교의 새로운 만남을 시도했다. 

책은 크게 6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주제 ‘불교로 이해하는 생명과학’에서는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연기, 무상, 공, 깨달음, 그리고 자비의 가르침을 설명하면서 이 가르침들이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작용될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연기법과 연기법으로부터 도출된 불교의 가르침이 존재 세계를 관통하는 진리이기 때문에 그것들은 존재 세계의 일부인 생명현상도 꿰뚫는 가르침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어 ‘생명과학과 깨달음’ ‘개체’ ‘종(種)’ ‘유전자’ ‘진화’를 주제로 논의와 설명을 이어간 저자들은 마지막으로 불교가 지난 시간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저자들은 책 전반에 걸쳐 본질주의라는 형이상학을 바탕으로 자성을 가진 인과법칙의 존재를 전제한 채 발전해오면서 난관에 부딪힌 서구의 과학, 특히 생명과학의 문제에 대해 불교의 연기와 공의 관점을 바탕으로 한 전혀 다른 형이상학으로 문제들을 조명하고 해결점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로 가득한 책은 불교철학을 폭넓게 사고해보고 싶어 하는 독자, 과학 혹은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불교를 통해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생명현상을 통해 불교를 이해하는 색다른 지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25호 / 2020년 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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