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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似而非)

제사장과 목사의 차이

사이비(似而非)는 “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라는 의미다. 그러나 사이비의 의미가 ‘가짜’에서 그치지는 않는다. 사람들을 속여 정신을 홀리고 어지럽게 한다는 의미의 ‘혹세무민(惑世誣民)’이 따라붙는다. 특히 사이비 종교에 의한 피해는 엽기적이다. 신을 앞세워 재산을 강탈하고 목숨을 빼앗는 경우는 약과에 속한다. 역사적으로 마녀나 이교도라는 낙인을 찍어 무수하게 많은 살해를 사주하기도 했다.

이제는 미신과 사이비를 구분할 만큼 지성은 성숙해지고, 과학은 발전했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의 유령은 끈질기게 우리 곁을 배회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만 수만명의 확진자에 2000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서도 100여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시국에 일부 목사들이 “코로나19가 기독교를 탄압하는 중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고 징벌”이라는 주장을 펼쳐 공분을 사고 있다. 목사들의 망언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로 져버린 아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앞에 두고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이 아이들을 침몰시키며 국민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는 상식 밖의 주장을 내놓기도 하고, 수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쓰나미 사태 때는 “이교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사이코패스 같은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자연재해는 자연현상이며, 전염병은 비위생적인 환경이 원인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자연재해와 전염병을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원시시대 제사장에게서나 가능한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무지한 제사장 수준의 인간들이 목사라는 이름으로 망언을 쏟아내는 현실은 이 나라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책뿐 아니라 세상을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종교인들의 창궐을 끊을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26 / 2020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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