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아낌없이 보시하고 사랑하길
55. 아낌없이 보시하고 사랑하길
  • 법장 스님
  • 승인 2020.02.24 17:39
  • 호수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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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함으로써 얻은 부유함엔 외로움만 존재”

모든 것 풍족해지면 행복할까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구하면
항상 고통 따라다니게 돼있어
재능도 재물도 나누어야 행복

불교에서 수행과 함께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 것이 ‘보시(布施)’이다. 일반적인 기부와도 비슷한 것이지만 불교에서의 보시는 수행의 하나이다. 그렇기에 불교 수행자가 반드시 갖춰야할 수행인 ‘육바라밀’ 중의 첫 번째가 ‘보시바라밀’인 것이다. 이는 자신의 능력이나 재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며 그 보시행에 대하여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참다운 기부는 그 기부금 등이 어떻게 쓰이고 나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가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불교의 보시행도 바로 그러한 행동에 관한 것조차도 좋고 나쁨을 구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보시행은 자신으로부터 타인에게 전해지고, 그 타인의 공덕이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이것이 불교에서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회향(廻向)’이다. 그렇기에 모든 기도나 수행에 대하여 바른 회향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시에 대하여 자신만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상대에게 인색하게 구는 것은 불교인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그래서 ‘범망경’에서는 ‘제8 간석가훼계(惜加毁戒)’를 두어 자신의 것을 아끼고 상대를 비방하며 인색하게 구는 행동을 중죄로 본다. 이 계에서는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상대를 비방하며 도움을 주지 않는 것과 자신의 재산을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는 것의 두 가지를 모두 중죄라고 한다. 즉,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는 행동은 모두 죄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이런 공간 속에서 얻어진 능력이나 재물을 오직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색한 것은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멀어지고 처절하게 고독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인색한 행동에 대해서 ‘대방등대집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구하고 악행을 저지르며, 죽음에 이르도록 은혜를 알지 못하네. 재물은 목숨과 함께 사라지지만 악업은 그대로 따라 가는데, 그 과보를 받을 때는 함께 할 사람이 누구도 없네.”

자본주의 사회가 되며 모든 것이 물질만능주의가 되어가고 있다. 재물이 많아지면 주변에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이 풍족해지면 자연스레 행복해질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사람에게 인색하게 굴며 얻어진 부유함 속에는 외로움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외로움 속에서 고통받을 때는 이미 그 누구도 우리 주변에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저 나 하나 편하겠다는 생각과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생각은 결국 자신만 남게 만든다. 

보시는 꼭 재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라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것이 바로 보시이다. 

재능기부나 자원봉사와 같은 것도 훌륭한 보시이다. 내가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그 시간을 보시하면 되고, 내가 재물의 여유가 있으면 재물을 보시하면 된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대중들과 공유하고 함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려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이 밝아질 때가 바로 우리 안의 불성(佛性)이 나타난 때이다.

우리 모두는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인 불성을 본래부터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깊이 내재되어 있기에 그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부처와 범부는 마음 하나로 구별된다고 한다. 지금 나만 조금 편하겠다는 생각은 나를 영원히 범부에 머물게 한다. 그러나 나의 조금 부족한 것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따뜻함을 공유한다면 그 순간 부처가 되고 관세음보살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 바로 수행의 실천이 되어 참다운 육바라밀을 완성시켜주는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26 / 2020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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