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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명상과 텔로미어(telomere)

명상수행, 노화는 억제하고 면역체계는 강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실험 통해서 
명상의 효과 과학적으로 증명돼
노화억제 세포 개체·활동력 증가

1968년 하버드의과대학의 하버트 벤슨 교수가 초월명상과 혈압 조절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서구에 명상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 연구가 시작됐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벤슨 교수는 1975년 ‘이완반응(The Relaxation Response)’이란 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400만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1979년에는 매사추세츠의과대학의 존 카밧진 교수가 요가와 명상 수련을 바탕으로 말기 만성질환자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인 ‘스트레스 감소 및 이완 프로그램(Stress Reduction and Relaxation Program)’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1990년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란 책을 통해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프로그램으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는 서구에 명상을 임상 장면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아가 명상이 노화나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는 데까지 이르렀다.

2007년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부설 마음·뇌연구센터의 토냐 제이콥스 연구팀이 콜로라도에 있는 샴발라마운틴센터에서 아주 특별한 실험을 했다. 이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60명을 임의로 30명씩 두 그룹으로 나눈 후, 그중 실험군 30명은 샴발라 마운틴 센터에 머물며 3개월간 하루에 6시간씩 매일 명상을 하게 했다. 통제집단 역할을 할 나머지 대조군 30명은 사회로 돌아가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게 했다. 

3개월 후 연구팀은 명상 실습에 직접 참가한 실험군과 통제 역할을 한 대조군의 혈액을 채취해서 두 집단의 면역세포에서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얼마나 활성화되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는 3개월간 명상에 참여한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텔로머라아제가 훨씬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연구팀에서는 명상이 이완반응을 일으키고 이것이 텔로머라아제 활동을 증가시켜 세포의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전조라고 보고 후속연구를 진행했다.

2010년 토냐 제이콥스 연구팀은 15명의 연구자들을 3개월간 하루 세 시간씩 집중적으로 명상수행을 시키고, 명상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놀랍게도 명상을 수행한 그룹의 텔로머라아제가 대조군에 비해 평균 30%나 더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명상이 스트레스를 낮춰 텔로머라아제의 활성을 높여주고 이 결과 세포의 노화를 늦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명상을 통한 텔로머라아제 활성이 소모되는 텔로미어(telomere)를 복원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염색체의 말단에 구두끈이 풀리지 말라고 플라스틱 집게로 집어 놓은 것 같은 것이 텔로미어다. 

체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는데, 길이가 짧아질수록 그 세포는 노화된 것이다. 이 부분이 모두 사라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사멸한다. 오늘날에는 텔로미어가 세포 내의 생사 균형을 유지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 명상 훈련을 실시하면 텔로머라아제가 훨씬 더 많아지며 이것이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소라는 점에서 명상수련이 면역계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균적으로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은 사람은 예정 수명보다 오래 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고 결국 노화가 촉진되나, 명상을 통한 이완반응이 텔로머라아제 활동을 증폭시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시간을 늦춰 노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명상은 뇌와 마음이 활기를 되찾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26 / 2020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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