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신과 함께1-죄와 벌’(2017)
27. ‘신과 함께1-죄와 벌’(2017)
  • 문학산 교수
  • 승인 2020.02.25 10:31
  • 호수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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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교훈 다 잡은 천만관객 불교영화

천만관객 돌파해 상업적 성공 거둔 불교영화 첫 사례로 주목
49일간 저승서 7개 관문 거치며 심판받는 망자 이야기 담아 
생생한 지옥 모습·저승 삼차사 변론 등 대중성 요인들 풍성
‘신과 함께1-좌와 벌’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불교영화다. 사진은 영화 ‘신과 함께1-좌와 벌’ 캡쳐.

천 개 이상의 스크린에 개봉된 영화는 천만 관객이 지지한다. 하지만 천개 이상의 스크린을 제공받은 모든 영화가 1000만 관객의 지지를 받지는 못한다. 천만관객 의 지지를 받은 영화는 문화적 현상이다. ‘신과 함께1-죄와벌’(2017)은 개봉 첫 주에 1500개 이상의 스크린에 개봉되어 천만의 지지를 받았다. 이 영화는 대중성의 요인이 호박떡 속에 들어있는 호박만큼 풍부하다. 그 요인은 CG로 보여준 지옥의 스펙터클, 의인의 환생을 돕는 저승 삼차사의 변론 재미, 가부장의 희생과 불가피한 과오에 대한 염라대왕의 면죄부를 들 수 있다. 신파성이 가부장과 가족 구성원의 희생에 대한 동정과 연민의 눈물이었다면 이 영화는 저승에서 그의 희생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확장된다.

‘신과 함께1-죄와 벌’은 불교영화 중에서 천만관객을 돌파하여 상업적 성공을 거둔 첫 사례이다. 불교 세계는 자막으로 제시된 ‘불설 수생경’ 인용에서 환생까지 펼쳐져있다. ‘불설 수생경’의 ‘모든 사람은 죽은 뒤에 49일 동안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등 일곱 번 심판을 받아야한다’는 것과 ‘재판에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한다’은 것이 ‘신과 함께1-죄와벌’의 이야기 골격이다. 

박정희에 의하면 북방불교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은 49일 동안 저승에 머무르다 7일 마다 심판을 받으며 49일에 최종 심판을 통해 환생한다’고 한다. 북방불교의 49일 심판과 환생설과 ‘불설 수생경’이 김자홍(차태현 분)의 심판과 환생 드라마의 바탕이다.

소방관 김자홍은 화재 진압하다 아이를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는다. 그는 저승 삼차사인 강림차사(하정우 분)와 해원맥(주지훈 분) 그리고 이덕춘(김향기 분)과 함께 지옥의 문으로 들어가서 일곱 차례 재판을 받는다. 웹툰 원작에서 김자홍은 회사원이지만 영화에서는 소방관으로 직업이 바뀌었다. 주인공의 사인도 간암에서 화재 사고현장에서 어린아이의 목숨을 구하고 희생된다. 희생은 귀인 김자홍의 환생을 위한 알리바이를 제공한다. 

일곱 번의 재판은 지옥의 관문인 살인지옥, 나태지옥, 거짓지옥, 불의지옥, 배신지옥, 폭력지옥, 천륜지옥이다. 지옥은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야 통과한다. 관문은 회상장면을 통해 이승에서 김자홍의 의로운 삶의 이력서를 에피소드로 제시한다. 일곱 번의 지옥통과는 김자홍의 이력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에피소드는 김자홍이 이승에서 가족과 동료에게 펼친 선행과 희생을 역설하는 의인의 영상 이력서이다. 

불교에서 지옥은 욕계, 색계, 무색계의 삼계에서 욕계에 속한다. 이곳은 몸의 살이 터지고 불로 육체가 타들어가고 노동은 있지만 쉴 수 없는 고통의 극한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에서 지옥 풍경은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낸 고통의 화려한 전시로 공포감이 완화된다. 첫 번째 지옥은 살인지옥이며 살인죄를 응징한다. 김자홍은 재난 현장에서 동료 소방관의 죽음을 방조한 죄로 기소된다. 김자홍은 더 많은 동료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소명하면서 면책된다. 두 번째 나태 지옥은 무사히 통과하며 세 번째 거짓 지옥에서 김자홍은 순직한 동료 소방관의 아이를 위해 위로의 편지를 보낸 선행이 밝혀진다. 관문의 통과는 김자홍에게 환생을 위한 통과 제의이며 삼차사들에게는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한 실적 만들기이다. 관문통과는 맥거핀이며 귀인 김자홍에게 면죄부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 환생을 선물하기 위한 영화적 장치이다. 

김자홍은 가족과 사회를 위해 희생한 선행 사례가 주렁 주렁 드러난다. 하지만 불현듯 폭력지옥에서 장애물을 만난다. 김자홍이 동생을 구타하는 장면은 그림자의 전조다. 절정은 천륜지옥에서 베개로 반인륜적 살인을 시도하려다 철회하는 장면이다. 김자홍은 극심한 가난과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근친살해와 가족 동반 자살을 기획하나 실패한다. 이 그림자는 이승에서 동생 김수홍이 우발적 총기사고로 생매장되는 장면과 교차되어 불행과 갈등의 꼭짓점으로 치닫는다. 김자홍은 근친살해에 대한 죄책감으로 가출을 하고 자학적으로 일에 매달리면서 가족을 부양한다. 김자홍은 모든 사실에 대해 이실직고하는 편지를 모친에게 선물할 전기밥통에 넣어둔다. 모든 편지는 반드시 수신자에게 도착한다. 김자홍이 이승에 대한 미련, 그의 고뇌의 가시는 바로 어머니에게 전하지 못한 편지였다. 강림차사는 전기밥통을 김자홍의 모친에게 배달한다. 모친은 현몽한 김수홍에게 오히려 무능한 자신의 용서를 빈다. 강림차사의 노력으로 편지는 수신자에게 전달되고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보냈던 편지의 내용은 거의 다 거짓’이라는 진실을 밝히면서 어머니와 부자 관계는 회복된다. 참회와 용서를 통한 부채청산의 마침표 장면이다. 

총기사고로 생매장 당한 원귀 김수홍도 자살하려는 원동연에게 ‘지나간 일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라’며 용서한다. 수홍의 동연에 대한 용서와 모친의 김자홍과 자식에 대한 용서는 용서를 통한 인간의 면죄와 화해 가능성이라는 감독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염라대왕(이정재 분)은 마지막 판결문에서 “이승의 모든 인간은 죄를 짓고 산다. 그리고 그들 중 아주 일부만 진정한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하고, 그들 중 아주 극소수만이 진심으로 용서를 받는다”고 강조한다. 이승의 희생은 저승에서 보답받으며 이승의 과오는 참회를 통해 용서받는다는 인과응보와 면죄를 통한 환생 가능성은 ‘신과 함께1-죄와벌’의 주제로 귀결된다. 

‘신과 함께1-죄와 벌’은 권선징악과 가부장의 희생과 가족 복원을 담은 보수적 영화다. 기술적 진보와 이념적 보수의 혼종성은 최첨단 스펙터클의 포장지에 묵은 김치 같은 한국영화의 신파성과 권선징악을 담았다.

문학산 영화평론가·부산대 교수

 

[1526 / 2020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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