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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 율장전서 첫 완역…계율학 연구 토대 마련

  • 교학
  • 입력 2020.02.25 17:29
  • 수정 2020.02.25 17:36
  • 호수 1527
  • 댓글 5

전재성 박사 ‘비나야삐따까’ 완역
‘마하박가’ ‘쭐라박가’ 등 6권 수록
쉬운 번역에 7327개 방대한 주석
“한국불교 중흥 초석 놓았다” 평가

팔리 율장전서가 우리말로 처음 완역됨에 따라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보다 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이 최근 제1권 ‘마하박가(大品)’, 제2권 ‘쭐라박가(小品)’, 제3권 ‘빅쿠비방가(마하비방가: 比丘分別)’, 제4권 ‘빅쿠니비방가(比丘尼分別)’, 제5권 ‘빠리바라(附隨)’, 제6권 ‘빠띠목카(波羅提木叉)’를 한권의 지퍼 인조가죽 양장본으로 엮은 ‘비나야삐따까’를 출간했다. 얇고 질긴 재질의 종이를 사용해 총 3584쪽에 6권의 율장과 7327개의 방대한 주석을 수록했으며, 가격은 30만원이다.

‘비나야삐따까’는 부처님 당시 사용하던 인도 고대어인 팔리어로 집성된 율장(律藏)이다. 세계적으로는 근현대 팔리 율장의 번역 중 영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 완역이다.

팔리 율장은 당대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부처님의 재판기록과 같은 것으로 살인, 청부살인, 폭력, 강간, 성추행, 미투 문제, 자살, 안락사, 낙태, 환경파괴, 투도, 사기, 폭언, 횡령, 거짓증언, 회의, 회의진행, 선거, 부재자 선거 등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는 인류의 보편적 문제를 망라하고 있다. 율장이 서구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율장이 불교승단의 내부적 규율임에도 그것을 오늘날 법학수준에서도 여전히 뛰어넘을 수 없는 법체계적 심오한 통찰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팔리 율장에는 비구가 지켜야 할 227개 조항의 의무계율과 비구니가 지켜야할 311개 조항의 의무계율에 대한 완벽한 분석을 담고 있다. 특히 첫 권인 ‘마하박가(대품)’에는 부처님의 정각에서부터 이후 전법 과정이 부처님의 주요법문과 더불어 상세히 기술돼 있어 율장 자체가 완벽한 기본 교리서이자 수행서로 평가받는다.

팔리 율장은 모든 부파와 대승불교 계율의 원형으로서 율장 가운데 가장 정밀하고 상세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동안 사분율과 오분율을 비롯한 한역율장이 한글로 번역됐으나 여전히 난해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번 팔리 율장 완역은 한역율장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계율학 연구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율장은 고대인도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아볼 수 있는 문화사적인 보고인 동시에 부처님 당시의 생활상, 동물상, 식물상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 회장은 2013년 4월 팔리 율장 번역에 착수해 2014년 4월 ‘마하박가’(1권)와 ‘쭐라박가’(2권), 2015년 6월 ‘빅쿠비방가(3권)’와 ‘빅쿠니비방가’(4권)를 완역한 뒤 2019년 12월 ‘빠리바라’와 ‘빠띠목카’를 완역하는 등 율장 전6권을 7년에 걸쳐 완역했다. 부록으로 팔리어 한글표기법, 부처님 탄생과 가계도, 승단의 옷에 대한 고찰, 의무 계율의 부파별 조항수 대조표 등이 실렸다.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우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차를 타면서 지켜야 할 신호등, 지켜야 할 차도를 지키지 않는다면 도시는 곧 교통지옥으로 변해 목적지에 갈 수 없듯 계율이 없이는 우리는 보리심에 한 발자국도 다가설 수 없다”며 “전재성 박사가 부처님 원음인 팔리 율장을 복원해 완간한 것은 한국불교 중흥의 초석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은 “우리가 율장을 한번 읽는 것만으로는 규범적 삶의 토대를 정립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생사고해를 벗어나기 위한 지고한 삶을 목표로 하는 수행자들로서 그 율장정신을 터득할 수는 있다”며 “일반사람들이라도 적어도 삶의 지표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모범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27 / 2020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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