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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법‧인공지능‧시스템이론 공통점 새 패러다임의 근간이 될 수 있을까

  • 불서
  • 입력 2020.03.02 11:07
  • 호수 1527
  • 댓글 0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 조애너 메이시 지음‧이중표 옮김 / 불광출판사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전 세계적으로 생중계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열풍처럼 일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유행어처럼 퍼지고, 새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졌다. 불교계도 다르지 않았으며, 인공지능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기에 인공지능을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붓다의 연기법과 인공지능’은 이에 대한 불교적 해답을 일정부분 제시하려 노력했다. 불교학, 일반시스템이론, 심층생태학을 연구한 생태철학자 조애너 메이시가 인공지능을 탄생하게 한 시스템이론과 인공두뇌학의 기원을 다루면서, 동시에 불교의 연기법과 비교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개념이 이미 2차 세계대전 때 시작되었고, 인공지능에 영향을 끼친 시스템이론은 유럽 중세시대부터 태동하고 있었으며,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시스템이론과 너무도 흡사한 사상이 2500년 전 부처님에 의해 연기법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고 강조한다. 책은 이 놀라운 공통점을 하나의 실로 엮어 보여주면서 이러한 상호해석을 통해 인공지능은 물론 생명‧생태‧윤리 등에 관한 철학적 토대와 도덕적 근거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 시대 전 세계적 위기가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재촉했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힌 저자는 우리시대를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청되는 시대로 진단하고, 불교와 일반시스템이론의 상호인과율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안했다. 

저자는 불교를 활용해 시스템이론을 해석하고, 시스템이론을 이용해서 불교를 해석한다. 또한 불교와 현대의 시스템이론은 그 기원과 목적의 명백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호해석이 가능하며, 상호보완적 해석을 통해 두 사상이 보다 확실하게 이해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호보완적 해석을 통해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포괄하는 원리들이 드러나며, 그것들이 우리시대에 출현한 생태학적 세계관의 철학적 토대와 윤리적 근거가 된다는 것이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지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중표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책은 불교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불교는 일반의 사유구조와는 다른 사유체계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상호인과율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선형인과율에 의지해서 세계를 이해하는데, 불교는 세계를 상호인과율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의 연기법은 상호인과율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며, 그렇게 하면 불교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역자가 “책이 우리시대의 실천원리를 불교와 현대의 과학사상을 토대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 그것을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했다”고 밝힌 책에서 인공지능을 탄생시킨 일반시스템이론과 연기법의 공통분모인 상호인과율을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물질계가 마음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정신적 사건들과 인과적으로 함께 발생하며,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27 / 2020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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