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용석 대표-코로나19와 기후비상사태-하
[기고] 고용석 대표-코로나19와 기후비상사태-하
  • 고용석
  • 승인 2020.03.02 13:53
  • 호수 152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식 끊어야 기후온난화 막는다

육식이 질병 매개이자 원천
우리에게 주어진 건 8년 뿐
문화전환 첫 걸음은 밥상서

셋째, 결국 문제는 식문화다. 힘과 정력을 지닌 야생동물을 먹으면 그 기운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다는 보신문화 및 그 기저에 깔린 인류의 전반적 육식문화는 언제든지 수많은 질병을 만들어내고 불러들이는 매개체이자 원천이다. 특히 오늘날 공장식 축산은 조류독감, 신종플루, 광우병 등 세균과 바이러스의 슈퍼배양소나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인류가 사용하는 항생제의 절반 이상도 여기에 남용될까. 조류독감과 유사한 1918년 스페인 독감이 1억명의 생명을 앗아간 전력도 유념하자. 한마디로 이 공장식 축산과 보신문화를 근절하지 못하는 한 인류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재앙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오래전부터 세계 최대의 공중보건 전문가단체인 전미 공중보건협회와 유엔이 공장식 축산의 중단을 주장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넷째, 이미 유엔과 세계적 연구들은 기아·자원고갈·기후변화·생물 다양성·전염병 창궐·사막화 등 지속가능성 논의에 육식의 결정적 역할을 강조해왔다. 특히 기후변화는 비상사태다. 2018년 10월 유엔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곧 일련의 기후이변으로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대단히 심각한 경고를 내놓았다. IPCC는 인간활동으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상승했으며 만약 그것이 1.5도를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는 피드백루프(양의 되먹임)가 형성되어 더 이상 인류가 노력해도 소용없는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을 건너게 된다는 것이다. 기후과학자들은 현재로부터 약 8년만이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고 한다.

인간이나 인류의 삶은 대개 두 가지 중요한 부분에 따라 좌우된다. 사람과 자연, 동식물을 대하는 방식과 식생활이 그것이고 이 둘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식생활과 행동방식은 문화와 세계관에 의해 형성되고 이것이 습성이 되면 우리의 마음과 지성을 굳게 하고 정체성으로도 자리하게 된다. 우리의 식생활과 행동방식은 매순간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있으며 현재 삶은 과거에 이미 뿌려진 씨앗의 일부 열매이자 미래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씨앗이 된다. 이미 뿌렸으되 아직 그 열매를 드러내지 않은 씨앗들도 있다. 이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인과법칙이자 삶의 수레바퀴이다.

사실 이 법칙은 밝은 촛불의 그늘진 면과 같다. 세상이 돌아가는 또 다른 법칙은 밝은 면 즉 무아를 바탕으로 하는 자비와 사랑의 법칙이다. 삶의 인과적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 모두의 본성 즉 내면의 자비로움에서 우러나오는 행동방식과 식생활을 따를 때이다. 즉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베푸는 황금률을 통해 자연과 사람, 다른 생물종들과 공존하며 그 유의미한 관계와 영향을 우리의 밥상과 슈퍼마켓에서부터 알아차리고 실천하는 자비로운 삶의 방식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사실 코로나19의 창궐과 기후비상사태는 우리가 자연과 생명에 저지른 폭력의 부메랑이다. 근본적인 깨어남 없이는 언제든지 또다시 되풀이될 수밖에 없고 적절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문명의 종말로 이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와 기후비상사태는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지구상의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주며 그 결과가 이 행성에 공존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평화로운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교훈을 일깨운다. 이제 근본적으로 생물종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을 먹이사슬의 정점에 올려놓고 인간 본연의 연민과 자각을 축소하고 마비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든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도 우주전체 질서의 일부라는 연기적 사고 즉 문화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이 전환의 의미 있는 첫걸음은 우리의 밥상과 슈퍼마켓에서 시작된다.

고용석

관련 동영상 다큐멘터리
▶Earthlings(지구 생명체) https://youtu.be/YlGAxXdvApM
▶소에 관한 음모(지속가능성의 비밀) https://youtu.be/JHEYY34RiYA
 

고용석 한국 채식문화원 공동대표

 

[1527 / 2020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여자 2020-03-02 19:38:25
대양과 물결의 관계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군요. 유익하고 실질적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허용호 2020-03-02 17:04:55
육식문화에서 비건문화로의 전환은 인류문명 발전의 가장 큰 시발점이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