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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수행 김나윤(대영심, 70)-하

기자명 법보

통광스님 법문듣고 참회시작
가족과의 갈등에도 108 참회
참회의 절하면서 지혜 샘솟아 
잠기들 전에는 금강경 독송해

대영심, 70

참회의 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 경남 하동 칠불사로 성지순례를 갔을 때였다. 당시 지금은 입적하신 통광 큰스님께서 법문으로 참회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법문을 들으며 나도 참회를 하면 좋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참회하며 절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오게 되었다. 

가족과의 갈등이 생기더라도 매월 말일 참회의 108배를 하며 반성을 했다. 절을 할 때는 정신을 집중하여 전심전력으로 했다. ‘언제 이런저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참회합니다.’ 하며 절을 하면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참회할 일이 많다 싶으면 연말에 모아서 다시 참회의 절을 했다. 절을 하기 위해서는 주로 저녁예불 때에 맞춰 다시 사찰에 올랐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저녁예불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 날에는 당일 새벽이나 다음날 새벽예불을 마치고 스님들께서 내려가신 뒤 법당에 홀로 남아 참회의 절을 하곤 했다. 

참회할 일을 떠올리면 늘 생각나는 일이 있다. 오래전 일이긴 하나 늘 가슴에 남아 삶의 자양분이 되는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이다. 70년대 즈음으로 기억된다. 보살님과 함께 해인사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처음 해인사를 갔는데 마침 공양간 설거지 봉사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큰 통에 물을 받아놓고 설거지를 하는데, 마치고 나자 큰스님께서 직접 설거지를 끝낸 물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봉사한 사람들과 다 같이 먹자고 하셨다. 큰스님께서 직접 드시는데 어찌 마다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날은 그 상황이 너무 못마땅했고 해인사에 가자고 한 보살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기억은 오히려 생생한 큰스님의 가르침이 되어 검소하게 살아가는 삶의 기준이 되어 주었다.

무엇보다 매일 기도하고 참회의 절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지혜가 생기고 하는 일에 공덕이 생긴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정진하는 자체만으로도 나의 마음은 편안하고 모든 게 다 즐거워지는 느낌이다. 우연한 기회에 관음사 아래로 이사를 하게 된 일도 그렇다.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만 관음사 법회에 동참했는데, 관음사 법회에 갔다가 오는 길에 문득 ‘이왕이면 관음사에서 새벽예불에도 동참할 수 있을 정도로 관음사 가까운 곳에 집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관음사 아래 어느 집 대문에 매매한다는 글이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남편과 상의 하였더니 남편도 선뜻 “당신 생각이 이사하고 싶으면 해도 좋다.”라며 긍정적인 답이 돌아왔다. 

생각한 일이 술술 풀려 관음사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후에는 매일 새벽예불과 참회의 절 수행도 모두 관음사에서 하고 있다. 새벽 3시 즈음 집을 나서서 30분 정도 걸어서 절에 올라간다. 걸어 오르는 동안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독송을 하면 3시30분 즈음 법당에 도착한다. 새벽 4시 관음사 새벽예불에 동참하고 마치면 금강경 독송을 한 번 한 뒤 도반들과 함께 내려온다. 내려올 때는 주로 도반들이 차를 태워주실 때가 많아 감사히 함께 차를 타고 내려오곤 한다. 관음사에서는 만일염불수행이 지속 되어 있어 새벽예불에 동참하는 것 자체로도 염불을 함께 할 수 있다. 잠들기 전에는 금강경 독송을 하고 마무리한다.

작은 물방울이 단단하고 커다란 바위를 뚫는 것처럼 기도와 수행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반드시 성취됨을 확신한다. 평소 법회에 동참할 때도 법회 전, 후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 한 곳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기도를 지속한다면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기도하는 습관을 갖는 것 자체가 일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요즈음은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하다. 매주 수요일이면 회주 스님께서 ‘요범사훈’ 강의를 하시는 데 그 강의도 들을 때마다 새롭고 신심이 난다. 무엇보다 새벽기도를 함께하는 도반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지금 이 행복을 마주하며 건강히 지금처럼 수행을 지속하고 싶다. 일체 모든 중생과 더불어 성불하는 그날까지 세세생생 정진하기를 바란다. 

 

[1527 / 2020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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