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빨리 나아 엄마 보러 가고 싶어요”
“백혈병 빨리 나아 엄마 보러 가고 싶어요”
  • 김내영 기자
  • 승인 2020.03.06 13:58
  • 호수 15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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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유학생 린씨 어지럼증에 병원 찼았더니 백혈병 진단
항암치료·골수이식 필요…엄마도 왼쪽 전신 마비 증세로 고통
베트남 유학생 린씨는 힘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을 밀고 얼굴도 부어올랐다. 린씨는 베트남어로 된 불교경전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위안을 얻는다.
베트남 유학생 린씨는 힘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을 밀고 얼굴도 부어올랐다. 린씨는 베트남어로 된 불교경전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위안을 얻는다.

“급성 림프 모구 백혈병입니다. 5차례의 항암치료 후 골수이식도 필요합니다.”

베트남 출신 유학생 린(24)씨는 지난해 12월 처음 어지럼증을 느꼈다. 단순히 무리한 아르바이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영양제를 먹으며 꿋꿋이 버텼다. 어지럼증은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부턴가 아르바이트 중 손님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서야 집 앞 병원을 찾았다. 피검사를 수차례 진행했다. 의사는 백혈구와 적혈구 수치에 문제가 있다며 빨리 큰 병원에 가 재검사할 것을 제안했다.

린씨는 1월22일 오전 대학병원을 찾아 골수검사를 진행했다. 의사는 비정상적인 적혈구 수치에 항암치료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병명은 ‘급성 림프 모구 백혈병’이다. 검사 진행부터 백혈병 진단, 항암치료까지 하루도 걸리지 않을 만큼 상황은 급박했다. 항암치료는 약물을 사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화학요법으로 진행됐다. 치료 후 면역력과 백혈구 수치 저하로 무균입원실에서 12일을 머물렀다. 입원 첫날 한 올도 없이 밀어진 머리카락과 퉁퉁 부어오른 자신의 얼굴을 몇 번이고 만졌다. 보호자도 없는 입원실에 누워 하염없이 울었다.

린씨의 항암치료 비용은 1회 2000만원이 넘는다. 아직 4차례의 항암치료가 남았고 골수이식도 필요하다. 다행히 의사는 린씨의 친언니에게 골수 이식받으면 완치 가능하다고 했지만 천문학적인 수술비용에 부담이 크다. 첫 항암치료와 입원비 계산서에는 2600만원이 찍혀있었다. 베트남에서 린씨의 소식을 들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모금으로 일부는 해결됐지만 얼마나 비용이 더 들어갈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베트남 북부 푸토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린씨는 소문난 효녀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매일 도왔다. 풍족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가족은 평범한 일상에 만족했다. 하지만 2015년 엄마의 뇌에서 혹이 발견된 이후 가족의 웃음소리는 사라졌다. 아버지는 운영하던 식당을 언니에게 맡기고 엄마의 보호자로 24시간을 보냈다. 유산으로 받은 땅을 팔고 대출을 받아 치료비를 감당했다. 린씨도 네일아트 가게에서 일해 받은 아르바이트비 5만원을 생활비와 엄마의 치료비에 보탰다. 엄마는 2년간 4차례 혹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뿌리까지는 없애지 못해 몸의 왼쪽이 마비상태다. 혼자 거동은 가능하지만 평생 보호자 없이 온전한 생활은 불가능하다.

린씨는 2017년, 교육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을 믿고 대출까지 받아 한국으로 왔다. 희망의 시작이라 믿었던 현실은 차가웠다. 유학생비자 2년 안에 한국어능력시험 4급을 합격해야 대학진학과 비자연장의 기회가 주어진다. 린씨는 광주의 한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의를 들었고 이후에는 아르바이트에 매달렸다. 유학생비자로 일하는 시간이 주 20시간으로 한정돼 있어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힘에 부쳤다. 한국어를 전공해 통역사를 하고 싶다던 린씨의 꿈도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가. 최근 비자가 만료되면서 보험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다. 쌓여만 가는 병원비에 린씨는 한숨만 내뱉는다. 암울한 현실이지만 암을 꼭 이겨내 아픈 엄마를 책임져야한다는 생각만으로 “빨리 나아서 일을 해야 하는데…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같은 말을 되내인다. 통역사가 돼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린씨의 꿈을 이뤄줄 수 있도록 불자들의 자비 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725-7010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28 / 2020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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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여래불 2020-03-11 11:28:38
힘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