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성금부터 희생자 추모법회까지…달라진 태고종
방역성금부터 희생자 추모법회까지…달라진 태고종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3.06 17:14
  • 호수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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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성금전달·종식기원법회 등 신속 대응 눈길
총무원장 호명 스님 “편안한 일상 될 때까지 최선 다할 것”
태고종 총무원이 개최한 코로나19 종식 및 희생자 추모법회에 참석한 총무원장 호명 스님(왼쪽에서 두 번째).
태고종 총무원이 개최한 코로나19 종식 및 희생자 추모법회에 참석한 총무원장 호명 스님(왼쪽에서 두 번째).

지난해 극심한 내홍과 갈등을 겪었던 태고종이 최근 총무원장 호명 스님을 중심으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국가적인 재난으로 치닫는 가운데 태고종이 잇따른 방역 성금 전달과 코로나19 종식 및 희생자 추모법회 등을 봉행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고종 총무원은 2월18일 감염 확진자인 신천지 교인의 대구 교회 참석이 확인되자 곧바로 교구종무원 및 산하사찰에 공문을 보내 각종 기도법회 및 행사 자제를 시달했다. 이어 2월24일 총무원장 호명 스님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해 “코로나19로 희생된 이웃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고통 받고 있는 환우들에 대해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위해 각 교구종무원별로 아낌없는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부와 함께 노력하고 국민과 함께 실천하는 힘과 지혜를 모아낼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총무원은 2월26일 서울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코로나19의 종식을 기원하고 한·중 국민의 안녕과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법회를 열었다. 코로나19로 동일한 고통을 겪는 한국과 중국이 원망이나 분노로 치닫지 않고 서로 협력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나서는 일이 시급하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을 초청해 법회를 개최한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중국대사 일행을 격려한 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사업 지원금으로 3000만원을 전달했다.

총무원은 2월28일에도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에 방역성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방역성금은 태고종 종도들의 십시일반 성금을 모은 것으로 이후에도 모금활동을 계속 진행해 방역 및 피해자 돕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에 앞서 2월27일에는 호명 스님이 종로구청을 직접 찾아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 이웃들을 위해 쌀 5000kg을 전달하기도 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이 2월27일 김영종 종로구청장에게 쌀 5000kg을 전달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이 2월27일 김영종 종로구청장에게 쌀 5000kg을 전달했다.  태고종총무원 제공

이러한 자비활동은 산하 단체와 사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태고종 비구니회(회장 현중 스님)가 3월5일 청도선별보건소와 경산선별보건소를 찾아 마스크와 손 세장제 등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제주 반야사 불자들이 기도 때마다 올린 쌀 1500kg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해달라고 공동모금회에 지정탁하는가 하면 전북교구종무원은 전주완산경찰서를 방문해 코로나19로 비상체제에 돌입한 전·의경들에게 컵라면 100상자를 보시했다. 또 태고종 구호단체 나누우리는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동국대 경주병원에 지원금 1000만원을 전달하며 의료진의 노고를 격려하는 등 자비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총무원은 부처님 출가일인 3월2일(음력 2월8일)에 맞춰 준비했던 대규모 참회대법회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조기종식 기원법회’로 대체했다. 이 참회대법회는 태고종이 지난해 분규를 겪으며 국민과 종도들에게 보여주었던 불미스런 일들을 참회하고, 출가재일에 맞춰 종도들이 초발심으로 돌아가 태고종을 신뢰받는 종단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감염병이 빨리 종식되기를 염원하는 법회로 전환하고 전국 사찰도 이 같은 기원법회를 지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신 태고종 종도들 마음을 모으고 결집할 수 있는 ‘종단발전을 위한 기원대법회’를 9월에 봉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종교는 세상 사람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할 때 참다운 가치가 있다”며 “우리 종단은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종식돼 국민들이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28호 / 2020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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