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문, 부처님 가르침 삶에 녹이는 가장 좋은 방법”
“발원문, 부처님 가르침 삶에 녹이는 가장 좋은 방법”
  • 김현태 기자
  • 승인 2020.03.09 14:09
  • 호수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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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 공모 발원문 신설 호압사 주지 우봉 스님

개인적인 바람을 넘어 지극한 신심·보살심 담아내야
불자들 ‘부처님 닮은 삶 살겠다’ 발심하는 계기되길

“발원문은 불자로서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자 불보살님과의 약속입니다. 저마다 놓인 환경과 사정이 다른 만큼 부처님을 향한 각자의 간절한 마음들이 모이면 훗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 닮아가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발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서울 호압사 주지 우봉 스님이 제7회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에 발원문 부문 신설을 제안한 이유다. 스님은 지난해 신행수기 공모전 시상식 직후 발원문 부문에 대한 신설을 추진, 올해 첫 번째 자리가 마련됐다. 우봉 스님은 “스스로 불자임을 밝히면서도 생활 속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잘 녹아있지 않은 것은 불자들 사이에 발원하는 문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삼세제불 가운데 발원 없이 성불하신 분이 없고, 역대 조사스님들도 모두 발원을 통해 원력을 성취했다. 발원은 신행과 수행, 기도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핵심 중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불자들이 발원을 생활화하면 한국불교가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웃종교인들은 밥 먹을 때, 잠을 자기 전에,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항상 기도를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기도라고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발원입니다. 불자들은 기도를 수행으로만 생각하기에 일상생활에서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불제자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스스로의 삶과 가치관에 녹아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해 생각하고, 적용하며, 선택해야 하는데 이러한 실천을 생활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발원입니다.”

일상적인 기도와 발원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준은 개인적인 바람을 넘어 지극한 신심과 보살심이 담겨있는지다. 해서 발원문은 비교적 짧은 글이지만 불자로서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야 한다. 기본 구성은 ‘귀의’ ‘찬탄’ ‘참회’ ‘발원’ ‘회향’ 등으로 이뤄지는 데 그렇다고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맞는 발원문을 작성해야 한다. 

“평소 호압사 신도들에게도 발원의 생활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거짓이나 꾸밈으로 스스로를 속여서는 안 되며, 마음에 와닿지 않는 거창한 수식어나 책에서 본 내용을 옮겨 적는 게 아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목표를 가진 사람과 가지지 않은 사람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듯, 발원을 세운 불자와 세우지 않은 불자 사이에도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는 미국 예일대학이 1953년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워둔 목표가 존재하나’ ‘목표를 기록해 놓았나’ ‘목표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웠나’라는 물음에 졸업생의 13%가 1번 항목에만 ‘그렇다’고 답했고, 84%는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모든 물음에 긍정을 표한 졸업생은 3%에 불과했다. 22년이 지난 후 졸업생들을 추적조사한 결과 모든 질문에 ‘그렇다’고 답을 한 졸업생들은 다른 졸업생에 비해 10배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1번 항목에만 답을 한 학생은 ‘모두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학생에 비해 2배 가량의 소득이 높았다. 

“이렇듯 목표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그리고 목표를 세워 기록하고 매일 점검하며 꾸준히 실천으로 옮긴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발원은 스스로가 세운 목표입니다. 경전을 공부해 바른 견해를 가지듯, 발원을 통해 바르게 사유하고 그 속에서 실천하며 몸으로 체화될 때 비로소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로 거듭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봉 스님은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시은을 갚고 불교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게 늘 되새기는 개인적인 발원”이라며 “덧붙여 현재 우리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는 코로나19가 조속히 종식되기를 부처님께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불자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해마다 계속돼 불자들의 발원이 축적되기를 바란다”며 “이 발원문을 보며 우리 불교계도 발원이 생활화되어 이웃종교인 이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발원하는 삶이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7회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는 4월8일까지 원고를 접수받는다. 신행수기 발원문 부문은 분량에 제한이 없으며 교육원장상, 우수상, 바라밀상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신행수기는 일반부문과 교정교화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접수 sugi@beopbo.com, 서울 종로구 종로 19, A동 1501호 법보신문사, 02)725-7014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28호 / 2020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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