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
  • 정리=주영미 기자
  • 승인 2020.03.16 14:03
  • 호수 1529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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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망치는 길 경계한 화엄경의 ‘퇴실불법(退失佛法)’ 가슴 새겨야”

코로나19로 ‘소참법문’ 온라인 법회 개설 ‘불교발전’ 주제 첫 법문
공부와 전법은 하지도 않고 삼매만을 탐착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
부처님 일러준 훌륭한 가르침 공부했다면 세상 사람들과 나눠야
무비 스님은 “부처님 말씀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게 불교가 날로 거듭 발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무비 스님은 “부처님 말씀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게 불교가 날로 거듭 발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한국의 상황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저도 법문과 강의를 하는 정기법회를 모두 다 중단했습니다. 염화실, 문수선원뿐만 아니라 다른 사찰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코로나19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침묵하고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공부하고 기도하며 빨리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소참법문(小參法門)’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법회를 하나 개설했습니다. 

소참법문은 모이는 대중이 없을 때도 할 수 있고, 한 사람 앉혀놓고 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을 앉혀놓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삼귀의, 반야심경, 사홍서원 등 법회 의식도 생략하고 청중도 대상이 누구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문제들과 격식을 모두 벗어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하는 법문을 소참법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소참법문을 시작하며 이야기 주제를 무엇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평소 불교를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늘 고민해왔습니다. 정법(正法), 다시 말해 바른 법을 가지고 발전을 시켜야 발전시킨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또 그 법을 듣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사실상 불법이라고 하는 말에 별별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법이라 하고, 부처님을 모시고 예경도 올리니 어쩌겠습니까. 너무나도 다양한 불교를 접하노라면 안타까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평생 불교 공부를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불법의 놀라울 정도로 진실한 법, 바른 법, 참된 말씀에 감동받게 됩니다. 그런 감동한 바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첫 소참법문은 ‘불교발전’을 주제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불교 발전을 위한 방법, 이것을 반대로 하면 불교를 망치는 방법이 됩니다. 불교를 망치는 방법을 ‘화엄경’에서는 ‘퇴실불법(退失佛法)’이라고 하였습니다. 불법에서 물러나고, 불법을 잃어버리고, 불법을 망친다,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들이 불법을 망치고 불법에서 물러나는 것일까요. ‘화엄경’ 이세간품 120번째 법문에는 ‘불법을 망치는 일 10가지’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해석하면 불법을 발전시키는 방법도 10가지가 있다는 설명이 되겠습니다. 

가장 먼저 ‘선지식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불법을 망치는 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선지식을 존중하고 선지식을 소중하게 여기면 불법을 소중하게 여기고 발전시키는 일이 되겠지요. 그 선지식은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절대 사람이 아닙니다. 바른 법을 담은 경전의 가르침, 그중에서도 대승의 가르침, ‘법화경’이라고 할지 ‘화엄경’이라고 할지 ‘유마경’이라고 할지 그야말로 주옥같은 진리의 말씀만 담아 놓은 그런 경전의 가르침을 선지식이라고 합니다. 그런 가르침을 우리가 존중해야 합니다. 아주 높이 숭상해야 합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어려운 시기에 한 자 한 자 나무에 새기고 그것을 찍어서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우리 손에 전해진 것이 바로 경전입니다. 그런 경전의 말씀을 잘 숭상해야 불법이 발전합니다. 그것을 숭상하지 않고 부처님 말씀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곧 불법이 망하는 길입니다. 그런데 불교를 전문으로 한다는 분들이 오히려 경전을 소홀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생 중노릇한다고 하면서 1년 내내 경전 한 권 제대로 읽지 않는 스님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렇게 해서 불법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불법이 망하는 길입니다. 

두 번째, ‘생사(生死)의 고통을 두려워하는 것은 불법을 망치는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생사는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생사는 어차피 겪게 되어 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으로부터 달마대사, 육조대사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그 어떤 훌륭한 분도 생사를 겪었습니다. 어차피 겪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도망갈 필요가 없습니다. 더러는 생사를 초월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아주 소극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하면 결코 불법이 발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사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 뜻은 곧 생사를 두려워하는 것이 불법을 망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보살행 닦기를 싫어하면 그것은 불법을 망치는 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불교를 실천적으로 이야기하면 보살행입니다. 사회적인 용어를 갖고 설명하면 봉사하는 것입니다. 봉사가 곧 보살행입니다. 보살행을 싫어한다면 그것은 불법과 거리가 먼 것입니다. 불법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살행을 열심히 닦아야 합니다. 보살행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네 번째, ‘세상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아니한다면 그 역시 불법을 망치는 일이다’라고 합니다. 세상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소승, 나한은 어떻게 해서라도 세상을 떠나려고 합니다. 저 깊은 산중에 들어가서 선정을 잘 닦아서 선정 속에 들어앉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으려고 하는 그런 가르침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살다 보면 정말 이 세상에 다시는, 두 번 살고 싶지 않은 경우,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정한 불법은 세상과 더불어 살려고 해야 하고 그 때문에, 세상에 사는 것을 좋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바른 이치를 한마디라도 더 가르쳐야 합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어지럽습니까? 우리가 바른 이치를 모르고 바른 이치와 위배가 된 삶을 살기 때문에 세상이 어지러운 것입니다. 뻔한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과 등을 지려고 하는 그러한 문제가 불법을 망치는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것은 촌철살인과 같은 말씀입니다. 다섯 번째는 ‘탐착삼매(耽著三昧), 삼매에 빠져있고 삼매를 좋아하면, 선정을 좋아하면 그것은 불법을 망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말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선정에 빠져있기를 좋아합니까.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2000명이 넘는 숫자의 건강하고 젊은 스님들이 그저 삼매를 좋아해서 삼매에 빠져서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그 좋은 불법의 이치를 한 마디도 누구에게 전해주려고 하지 않고 삼매에 몰두해 있습니다. 그것도 1~2년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내지 평생 거기에 빠져만 있습니다. 

세상에서 10년 동안 한 집안에 고등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집안은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아니라 20년, 30년, 40년 오랜 세월 동안 고시 준비를 한다고 빠져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것도 2000명이나 넘는 사람들이 불교라고 하는 한 집안에서 그렇게 빠져있다면 그 집안이 망하지 않고 견디겠습니까? 그렇게 머물기만 하고 빠져만 있다면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좋은 불법의 이치를 세상에 들고나와서 한 사람이라도 붙들고, “이러한 이치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이치를 가르치셨습니다.” 하며 하나하나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깨닫고 나서 제자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도, “모두 흩어져서 포교하러 나가라. 두 사람이 같이 가지 말고 전부 헤어져서 한 사람씩 따로 흩어져서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이 좋은 가르침을 알려라.”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소위 ‘전법선언(傳法宣言)’이라고 해서 법을 전하는데 아주 큰 선언이나 다름이 없는 당부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불법은 부처님께서 홀로 깨달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제자들이 그 가르침을 알아듣고 그것을 그대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전해주는 것은 훌륭한 것이고 불법이 발전하는 길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10년, 20년, 30년, 40년 삼매에 빠져있지만 말고, 세상 밖으로 나와서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좋은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그런 전법교화의 길에 나서 주시길 바랍니다. 

마승(馬勝) 비구 같은 분들이 한마디를 전하신 덕분에 사리불과 같은 천하의 훌륭한 인재를 교화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와 같이 우리도 좋은 말씀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전법 포교의 길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불법이 망하지 않도록 하고 불법이 날로 거듭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참법문의 첫 문을 열면서 불법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2월21일 조계종 전 교육원장 무비 스님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법회를 잠정 중단한 후, 다음카페 염화실 및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소참법문’을 개설해 처음 법문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529호 / 2020년 3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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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존자 2020-03-26 22:51:34
오탁악세 시대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에만 의지해라.. 이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혼탁한 시대에서 사리분별을 하려면 경전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늘도 부처님께 기도합니다. 더이상 신심이 떨어지지 않게 수행자인척 승복입고 장사하는 마구니들을 반드시 쫓아내고 진정한 수행자분들이 피해보시지 않게 보호해 주시길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여우치 2020-03-26 10:26:48
세상을 단편적으로 보시네요.
수행을 안해서 불교가 이모양입니다.
안거동안 스님들이 모두 잘사는 것은 아니지만
스님들이 일년에 두번 안거하는 공덕으로 밖에서 포교하거나 학문하는 스님들이
수행자로 대접받고 있는 것입니다. 조계종단을 넘어 모든 승복입은 분들이요.
이것을 삼매에 탐착이라 매도하시면 불자도 아닙니다.
삼매가 뭔지도 모르고 일백년을 경전본들 무슨 효용이 있겠나요.
스님이 큰스님이란 허명에 부처님법을 훼손하며 망상을 피우는 것입니다.

오해와 해몽 2020-03-22 14:37:25
정진하는 사람 중에
삼매를 탐착하는 사람 있나
주지하는 사람도 정진하며 주지하고
포교하는 사람도 정진하며 포교하고
경학하는 사람도 정진하며 경학하고
이런것 아닌가요>

궤변 2020-03-22 14:30:06
스님! 공부는 무엇이며
삼매는 무엇인가요?

새겨봅시다 2020-03-20 19:43:47
지금 우리 불교 문화를 되돌아볼때입니다. 스님께서 하신 말씀을 한번 새겨보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길을 가려면 목적지와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을 알아야 하고, 길을 가면서도 '잘 가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가야합니다. 그러듯 경전은 네비게이션이나 지도처럼 길을 잘 가는데 필요한 도구입니다.
경전공부는 지도를 볼줄 아는 것이고, 그리고 나서 길을 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지도없이 길을 가다보면 평생 제자리에서 뱅뱅돌면서 길을 열심히 간다고 착각(?) 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