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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리9단 보현스님’ 보현 스님

쿡방은 대중과 만나는 또다른 도량

직접 시연한 요리 매일 업로드
‘당면강정’ 48만건 조회 기록도
‘텃밭~’등 통해서도 대중과 소통

‘요리9단 보현스님’ 채널을 운영하는 보현 스님은 쿡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캡처.
‘요리9단 보현스님’ 채널을 운영하는 보현 스님은 쿡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캡처.

“안녕하세요. 보현입니다. 오늘은요 매콤한 고추장 100근을 담그는 날입니다. 작년에는 180근했지만 올해는 체력이…”

작은 체구에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스님이 몸집만한 고무대야와 키만한 주걱을 들고 인사한다. 유튜브 ‘요리9단 보현스님’ 채널을 운영하는 보현 스님이다. 스님은 지난해 10월 자연산 영지버섯 채집 동영상을 시작으로 ‘쿡방’ 채널을 운영하는 5개월 된 유튜버다. 사찰음식에서 대중음식까지 다양한 영상을 매일 하나씩 15~20분 분량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콘텐츠는 들깨 배추전, 동지팥죽, 두릅나물볶음 등 사찰음식부터 갖가지 김치, 장 담그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도전해볼 법한 반찬들과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요리로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늦깍이 출가자인 스님은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관심은 많았다. 매년 사찰의 된장·고추장·간장을 직접 담그며 요리에 대한 내공을 키워갔다. 도량 내에 각종 채소들을 재배하면서 음식 개발에 힘썼고, 그렇게 완성된 스님만의 요리법도 늘어갔다. 음식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쉬운 설명은 스님이 스스로 음식을 연구해온 결과다. 무말랭이 김치는 조회수 30만을 기록했고 스님이 직접 개발한 당면강정도 조회수가 48만 건에 달했다.

구독자 5만5200명의 보현스님 유튜브 채널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유튜브 시작 3주 동안은 구독자가 5명에 그쳤다. 어느 날 고들빼기김치를 담그는 영상이 큰 인기를 얻으면 구독자도 하루하루 쑥쑥 늘어갔다.

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악성 댓글도 등장했다. 불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오신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말하는 오신채는 향이 강해 마음을 흩뜨리고 수행에 방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스님들 사이에서는 금기시 되는 식재료다. 스님은 “불교라는 한정적인 시각에서 보면 비판받을 수 있지만 불특정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쿡방에서는 양념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고기 요리나 파김치 등 주재료로 사용하지 않는 한도에서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악성 댓글에 상처도 받지만 ‘침이 자꾸 고인다’ ‘좋은 정보 감사하다’ ‘볼수록 정겹다’는 응원의 댓글을 보며 스님은 다시 힘을 낸다.

쿡방 이외에도 ‘도량 내 텃밭 만들기’ ‘감 따러가기’ ‘일상 브이로그’ ‘절에 매일 다닌 할머니가 이웃종교에 간 이유’ ‘무료 출장미용실’ 등 스님의 일상적인 모습도 담는다. 특히 ‘무료 출장미용실’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찾아 말동무가 되어주고 미용봉사도 진행하는 과정을 담았다.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동영상에 사람들은 울고 웃으며 공감한다.

스님은 디지털시대에 맞는 포교 방법을 강구하던 중 유튜브를 발견했다. “절을 찾아오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기보다 대중들 일상에 깊숙이 들어가는 것이 시대에 맞는 포교 방법이라 판단했어요. 사찰음식뿐만 아니라 대중음식을 콘텐츠로 선택한 것도 국내를 넘어 해외로 더 폭넓게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생각에서였어요.”

스님은 “부처님의 가피로 많은 구독자들과 교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요리로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하다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아지지 않겠어요.”라고 밝게 웃었다.

'요리9단 보연스님' 유튜브 캡쳐.
'요리9단 보현스님' 유튜브 캡쳐.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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