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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교학은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됐을까?

  • 불서
  • 입력 2020.03.23 13:31
  • 호수 1530
  • 댓글 0

‘화엄사상의 연구’ / 이시이 코세이 지음·김천학 옮김 / 민족사

‘화엄사상의 연구’

화엄교학은 중국불교에 영향을 미친데 이어 한국과 일본불교, 나아가 현대 사상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근대불교학이 정착한 현대에도 화엄교학에 관한 국내외 대다수의 연구는 사법계·이법계·이사무애법계·사사무애법계의 사종법계설을 비롯한 전통적인 교학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사종법계설에 의한 구분이 정착되기 이전 화엄교학의 모습이나 화엄교학의 성립과정 자체를 밝히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일본 화엄학자 이시이 코세이(고마자와대학 불교학부 교수)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오랜 시간 화엄교학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밝히는 연구에 천착했다. 중국 화엄종 조사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계통의 사상을 의식하면서 자신들의 교학을 구축했을까? 그리고 그 교학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가 오랜 관심사였다.

그리고 이시이 코세이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화엄교학의 형성과 전개 과정에서 신라 스님들이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불교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나라에 들어가 지엄에게 사사하고 법장과 친교를 맺었던 의상이나, 신라에서 방대한 저술을 남긴 원효가 법장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그 사례의 중심이다. 

이시이 코세이 교수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화엄사상의 연구’에 담았다. 여기서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지론종의 화엄 관련 문헌에 주목했고, 그것이 의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살폈다. 덕분에 법장 작품으로 전해져왔던 화엄경문답은 의상과 제자의 문답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 또한 원효 저작의 성립 순서를 추정한 것 역시 이 책에서 정리한 논문이 최초다.

책은 큰 틀에서 제1부 ‘화엄사상사 연구’와 제2부 ‘지론종의 문헌들’, 그리고 제3부 ‘자료편’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 ‘지론종의 화엄경 해석’ ‘지엄의 화엄교학’ ‘신라의 화엄사상’ ‘법장의 화엄교학’ ‘신라 화엄사상 전개의 일측면’ 등을 다뤄 동아시아 화엄교학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조망하고, 의상과 원효 등 신라 스님들이 그 과정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밝혔다. 이어 2부에서는 ‘칠종예법’ ‘돈황에서 출토된 지론종 문헌’을 통해 관련 문헌을 제시했고, 3부 자료편에서 ‘불타삼장, 화엄경양권지귀 교주’를 덧붙였다.

그래서 책은 일본인 화엄학자가 펴냈음에도 신라불교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동아시아 불교사의 지형을 새로 그리는 등 화엄사상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존학술연구원(원장 성법 스님)에서 출간하고 있는 세존학술총서 다섯 번째 권으로 출간된 책은 박찬호 거사의 원력으로 빛을 보게 됐다. 5만8000원.(700부 한정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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