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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바른 식생활에 의지해야

기자명 법장 스님

탐욕스런 음식문화가 코로나 대참사 원인

세계를 마스크에 가둔 코로나19
끊임없이 고기찾는 식탐이 원인
생명 빼앗아야 가능한 게 육식 
그렇기에 율장선 육식자체 금지

전 세계를 마스크 속에 가둬두고 사람들 간의 만남을 두려움으로 몰고 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 발생에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가장 주된 원인으로는 잘못된 식습관이 거론되고 있다. 박쥐나 천산갑을 식용으로 사용하며 그 안에서 2차적으로 오염된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면서 이러한 공포의 질병이 된 것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식습관에 대한 경고는 인류의 의식주가 점차 풍요로워지면서부터 항상 염려되어오던 일이었다. 어쩌면 염려 이전에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인류의 식습관이 육식 위주로 변화되며 종전에 없던 새로운 질병이 생기고 인류는 그것에 의해 때때로 큰 고통을 받았다. 또한 일반적인 식용육류가 아닌 보다 새로운 맛을 추구하며 혐오스러운 동물이나 상식을 벗어난 것까지 먹기 시작했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이러한 인류의 무분별한 식습관이 만들어낸 재앙인 것이다. 불교에서는 오래 전부터 육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율장에서는 ‘세 가지 청정한 고기(삼정육 三淨肉)’라는 개념을 두어 이러한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이 삼정육이란 자신이 죽이는 것을 보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를 위해 죽였다는 말을 듣지 않았거나, 나를 위해서 죽였다는 의심이 들지 않는 고기로써, 결코 자신이 먹고 싶다고 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실상 육식을 금지시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범망경’에서는 육식을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금지시키고 있다. ‘범망경’의 제3경계인 ‘식육계(食肉戒)’에서는 모든 육식을 금지시키며 육식을 하는 것은 “대자비의 불성종자가 끊어져서 모든 이들이 그를 멀리하고 한량없는 죄를 얻게 된다”고 경고한다. 모든 중생들은 불교에서 끝없는 윤회를 하는 존재들이기에 우리가 지금 먹는 고기도 과거에 우리의 지인이나 가족이었을 수도 있고, 미래의 우리도 어떠한 동물로 윤회할 수 있기에 이러한 육식을 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살생을 저지르는 것과 같은 죄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육식을 해서 한량없는 죄를 짓는다는 내용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도 충분히 실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육식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몸이 약해져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면 그 육식은 자신의 식욕이나 탐욕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방편으로서 충분히 허용할 수 있다. 불교에서 특히 보살계에서 말하는 육식을 금지하는 이유는, 육식에 탐심이 생겨서 그것을 좋아하고 끊임없이 찾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맛있는 식사나 자신의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해 육식을 찾는 것은 그것의 재료가 되기 위해 다른 어떤 생명을 계속 죽여야만 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율장의 삼정육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육식을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중요한 관점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라는 영화를 보면 인간이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유전자 개발로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그것들을 대량으로 학살하며 식용고기를 생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 영화에 나온 많은 배우들은 그러한 육식의 실태가 영화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대부분이 채식주의나 부분적 육식을 하게 되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무엇이든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있다. 오랜 시간 육식을 해오다가 이러한 내용을 보고 갑자기 육식을 멈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육식을 하며 어떤 생각으로 그 식재료를 찾고 있는가를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쥐를 먹는 문화가 우리에게 매우 혐오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육식문화가 다른 나라에서는 그와 같이 보일 수도 있다. 육식이라는 자체는 어떤 생명을 죽여서 얻어지는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하나의 생명이다. 무분별한 육식을 하고 그로 인해 이번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면 과연 우리는 누구를 탓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만 하겠는가.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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