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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마음챙김 명상을 위한 일곱가지 기본 태도

생각 좇지 말고 호흡에만 집중해야

인내심 키움이 지혜 기르는 과정
사물이 진행되는 것 그대로 보고
충동에 거리 두면서 일어남 관찰

수천년간의 인류 역사를 통해 볼 때 규칙적인 명상수행은 신체·정서·심리·영적으로 우리에게 매우 이롭다. 하지만 우리가 지속적으로 명상을 하면서 깊어지기 위해서는 존 카밧진 교수가 말하는 일곱 가지 수행의 기본 태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 태도는 상호보완적이어서 하나의 태도를 실천하면 다른 태도들이 저절로 연관되어 더욱 깊어진다. 

첫째는 ‘판단하려 하지 말라(Non-judging)’다. 우리는 경험하는 모든 것에 대해 우리의 가치 기준에 따라 끊임없이 판단하고 그것에 반응한다. 어떤 일, 어떤 사람 그리고 어떤 사건에 대해 자신의 느낌과 기준으로 ‘좋은 것’ ‘나쁜 것’이라고 분류하고 평가한다. 명상하는 동안에는 그러한 생각들을 판단하고 분석하려 하지 말고 그냥 알아차림하고 내려놓아 저절로 사라지게 하라는 것이다. 생각을 좇아가거나 생각에 따라 행동하지 말고 조용히 호흡만 지켜본다.

둘째는 ‘인내심을 가져라(Patience)’다. 사물이란 변화되는데 그 나름의 시간이 필요하다. 번데기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만 비로소 나비가 된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인내심을 기르는 것은 곧 지혜를 기르는 과정이다. 

셋째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간직하라(Beginner’s mind)’다. 어린아이들이 난생처음 어떤 것을 발견하고 놀라워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첫 경험은 기존의 생각이나 관념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은 순수함이다. 사실 모든 한순간 한순간은 유일하고도 독특하다. 지금 하고 있는 바로 이 호흡과 지금 막 먹고 있는 과일의 맛과 향기는 과거에 경험했던 것과는 다르다. ‘지금’이라는 이 순간의 풍요로움을 느끼기 위해 소위 ‘초심’을 간직해야 한다. 

넷째는 ‘믿음을 가져라(Trust)’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 바깥에 있는 권위자를 찾으려고 애쓰는 대신 스스로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 최고의 권위자임을 믿어야 한다. 타인으로부터 배우려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스승이나 책 또는 테이프의 지시는 길 안내나 표지판에 불과하다.

다섯째는 ‘지나치게 애쓰지 말라(Non-striving)’다. 명상수행은 무언가를 하려고 안달하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자연스레 지켜보는 존재의 훈련이다. 우리의 마음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은 애써 취하려 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배제하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어떤 판단도 하지 않은 채 일어난 그것에 주의를 모아 무심히 바라보는 훈련이다.

여섯째는 ‘수용하라(Acceptance)’다. 수용이란 모든 것을 다 좋아해야 한다거나 전적으로 수동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용한다는 것은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에 만족해야 한다거나 할 수 없이 좋게 봐주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물이 진행되어 나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일곱째는 ‘내려놓아라(Letting go)’다. 붙잡고 있는 것이 즐거운 대상이라면 이런 생각, 이런 느낌 또는 이런 상황을 더더욱 오랫동안 부둥켜안으려 하고 손을 뻗어 더 많이 쥐려 한다. 반면 잡으려는 것이 불쾌하고 힘들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벗어나려 한다. 우리는 경험의 어떤 측면이 부둥켜안으려 하고 또 어떤 것은 거부하려고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험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순간순간 그것을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다. 자기 마음이 무언가를 움켜쥐거나 배척하려는 것을 느끼면 그러한 충동으로부터 거리를 두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관찰하도록 한다.

명상이란 어떤 별다른 곳에 가려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이미 있는 곳에 존재하려고 지금 여기에 온전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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