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띠 수행 우미숙(붓다마노, 57)-상
사띠 수행 우미숙(붓다마노, 57)-상
  • 법보
  • 승인 2020.03.24 10:02
  • 호수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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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사 불교대학서 불교 공부
인도순례 중 포교사 합격 발원
통도사 교육원서 사띠 수행도
부처님 가셨던 길 함께 갔으면
붓다마노, 57

30여 년 전, 책에서 본 호흡 수행을 따라해 보면서 몸에서 물방울 같은 것이 흘러내리는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숨만 제대로 쉬어도 이런 현상이 생기는구나. 그렇다면 삶도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걸까?’하는 의문을 화두처럼 늘 마음에 품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지인이 매우 곤란한 일이 있어서 힘들 때, 스님 법문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하며 스님을 친견하기를 제안했다. 그 스님을 찾아뵙고 삼배를 올리니 스님께서 “무엇이 궁금해서 왔는고?”하고 물으셨다. 나는 “제대로 된 삶을 살려면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살아야겠습니까?”하고 여쭈었다. 스님께서는 크게 웃으시며 “속세에서 살기 어렵겠다”며 출가를 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미 가정이 있기에 그것은 어렵다고 하니 불교 공부를 권해 주셨다. 

그 후 비록 체계적이지는 않더라도 불교수행과 공부를 조금씩 지속했다. 하지만 진전이 없었다. 불자이셨던 어머니께서도 늘 절에 다니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을 항상 새기고 있었지만 염원뿐이었다. 그 후 10년이 지나서야 ‘더 미루면 안 되겠다’라는 절실함이 사무쳤고 마침 울산 정토사 불교대학에서 불교를 공부할 기회가 찾아왔다. 

정토사 불교대학에서 포교사 고시를 준비하면서 인도성지순례에 동참했을 때가 떠오른다. 나란다 대학에 갔을 때 대학의 장엄한 역사에 관한 설명을 들으면서 두 가지 서원을 세웠다. 하나는 포교사가 되어 다시 인도에 오겠다는 것이었고 하나는 동국대 불교학과에 진학해 불교 공부를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포교사 시험에 합격하여 포교사가 되었고 포교에 매진했다. 특히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기 전으로 기억되는 어느 날, 부산에서 염불 봉사를 하고 울산으로 돌아오던 우리 포교사 팀 일행 5명은 고속도로의 큰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불타고 있던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 이 일로 지난 2013년 소방청으로부터 생명수호지기상을 수상했고 이후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자 KBS의 출연 섭외도 들어왔다. ‘당신이 희망입니다’라는 이 프로그램은 재난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사람들을 출연시켜 실의에 빠진 국민을 위로하는 내용이었다. 우리 포교사 팀 다섯 명을 대표해 이 방송에 출연해 다수의 인터뷰와 촬영에 임했고 2014년에는 포교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교사의 날 기념법회에서 포교사단 총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리 공부와 신행, 봉사와 포교에 전념하면서도 수행이라는 분야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었다. 수행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던 중 통도사에서 열린 포교사 신년법회를 통해서 통도사평생교육원 마인드케어 수행 지도사 양성 과정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어 등록했다. 이 과정에 동참한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붓다빨라 방장 반떼지(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부처님 가르침을 새롭게 정의하고 사띠, 즉 알아차림 수행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것이다. 집중수행 기간에는 김해 사띠아라마에서 수행했다. 2년간의 사띠 마스터(SATI Master) 과정도 무사히 마쳤다.

이후 늘 염원했던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진학, 불교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동국대와 태국 담마까야 사원의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동참해 태국에서 명상체험을 하고 남방 불교국가의 문화와 의식을 익힌 덕분에 지난해 용기를 내어 사띠아라마에서 진행되는 3개월의 단기출가도 할 수 있었다. 출가수행을 경험하며 다시 인도 성지를 참배할 수 있었고 오래전 나란다불교대학에 새긴 염원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겼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하고 소중했다.

인디언 속담에 “상대방 모카신을 신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라”는 말이 있다. 불자라면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신 인도에 가서 머리카락을 깎고 부처님께서 입으셨던 가사를 입고 부처님께서 하셨던 수행인 사띠를 하면서 부처님께서 앉고 걸었던 길을 걸으며 출가의 길을 경험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부처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이며 삶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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