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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교수가 당대표라니

  • 데스크칼럼
  • 입력 2020.03.25 18:31
  • 수정 2020.03.31 17:30
  • 호수 1531
  • 댓글 28

팟캐스트·책 통해 불교 지속적 공격
근거 제시 않는 가짜뉴스·막말 자행
총무원·중앙종회·신도회 등 거센 반발
“혀와 글로 더 이상 상처주지 않기를”

우희종 대표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근거 제시 없는 가짜 뉴스와 막말로 불교계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우희종 대표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근거 제시 없는 가짜 뉴스와 막말로 불교계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축이 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이 최근 공식 출범하면서 꼼수 정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불과 두 달 전 “비례정당은 국민투표권을 침해하고 정치를 장난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미래통합당을 비판했던 당대표가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며 총대를 멨다. 민주당 파견 후보와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해 애초 명분으로 삼았던 ‘양당제 폐해를 줄이고 소수 정당 목소리를 존중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졸속 심사에 따른 일부 인사들 자격 논란과 내부 갈등 및 탈퇴, 특히 투표용지상 유리한 번호를 차지하려고 의원 꿔주기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원칙과 도의마저 저버렸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출범과 함께 주목받는 인물이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다. 더불어시민당 모태가 됐던 ‘시민을위하여’ 공동대표를 맡은 그는 더불어시민당 핵심 역할을 맡아 방송과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린다. 일반 언론에서는 우 대표를 조국 전 법무장관의 적극적인 옹호자인 동시에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을 적극 주장해 이름을 알린 인물로 보도하고 있다.

정치 한가운데 선 우 대표를 정치 성향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의석을 늘려주려는 진보인사로 보거나 편법을 마다하지 않는 위성 정당의 홍위병 격으로 볼 수도 있겠다. 불교계도 그를 바라보는 심사가 복잡하다. 잇따른 막말과 가짜 뉴스로 불교계에 깊은 상처를 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불자’로 때로는 ‘기독교인이자 불교인’이라고 칭하는 우 대표가 불교계에 본격적인 독설을 퍼부은 것은 2015년부터다. 동국대 총장 및 이사장 선출을 두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그는 SNS에 “자신들의 흉계를 이루려는 승려와 그 떨거지들, 털 없는 원숭이가 주지육림에 빠지면 심장에 털 나서 이렇게 된다. 낯 두꺼워 부끄러움 모르는 자들이 벌건 대낮에 발가벗고 부처 가면 쓰고서 각설이춤을 추는 격” “이게 학교냐?” 등을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장영우 동국대 교수는 “오만방자하고 무례한 어법” “절제되지 않은 막말로 동국대 역사를 부정하고 동국인의 자존심에 씻지 못할 모욕을 주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몇 해 뒤 자신의 모교에서 총장후보 논문표절 의혹이 불거졌을 때나 서울대 교수의 제자 성추행으로 세상이 떠들썩할 때 우 대표가 이 문제를 비판했다거나 “이것이 학교냐?”고 탄식했다는 소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 대표의 막말은 2015년 팟캐스트에 출연하면서 극에 달했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말들로 불교계를 집요하게 공격하더니 다음해에는 아예 팟캐스트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한국불교는 변태불교다.” “조계종단은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더는 제 역할을 못하고 단지 일부 승려들의 재산 증식 사업 장소로 전락했다.” “사찰들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 같다.” 등등 비속어들이 난무했다. 뿐만 아니다. 비구니스님을 “남자 승려들에 빌붙어 아부하는 여자스님들… 이들이 비구니계를 꽉 잡고 있다.” “사찰의 주요자리를 두고 3천억, 5천억이 오간다” 등 어떤 근거 제시도 없이 한국불교를 싸잡아 매도했다.

수위가 계속 높아지자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해 조계종 종무원조합, 신도회 등에서 허위와 막말로 가득한 책 폐기와 공개 참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우 대표는 조계종 종무원들을 “권승들의 방패막이” “홍위병”이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책을 판돈으로 소송비에 사용하고 남으면 고기라도 사서 스님들에게 보내주겠다”고 비아냥거렸다.

불교계를 향한 우희종 대표의 막말 수위가 계속 높아지자 불교계를 서울대를 항의 방문하고 우희종 교수 사퇴 및 총장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불교계를 향한 우희종 대표의 막말 수위가 계속 높아지자 불교계는 서울대를 항의 방문하고 우희종 교수 사퇴 및 총장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 대표의 막말이 잇따르면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중앙신도회 등도 입장문을 발표하고 교수 사퇴 및 서울대 총장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종단에 비판적인 이조차 그의 언행에 대해 “지성인이거나 불자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는 건달이나 시정잡배들이 술집에 모여 쏟아내는 언어다. 세계불교 역사상 재가불자가 이런 식으로 승가를 비판한 사례가 없었다. 불교계에 대한 조롱과 멸시를 멈추라”라고 촉구했다.

이런 우 대표가 돌연 비례정당 공동대표를 맡았으니 더불어민주당이나 더불어시민당을 바라보는 스님들과 불자들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불교계에 막말을 서슴지 않던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대변하는 당대표를 맡느냐"는 얘기가 스님과 재가불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자신이 한때 상임의장을 맡았던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에서까지 “반민주적인 비례용 위성정당의 즉각적인 해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편집국장
편집국장

하지만 그가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 “소수자의 목소리를 짓밟는 반역사적인 폭거”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을 통한 지배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동료 교수들의 지적을 선선히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정치권력의 핵심에 들어간 우 대표가 위성 정당에 대한 반발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지만 설령 갈등으로 치닫더라도 혀와 글로써 상대에 비수를 꽂는 볼썽사나운 일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mitra@beopbo.com

[1531호 / 2020년 4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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