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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지도자들, “신심과 이성으로 위기 극복” 한목소리

  • 교계
  • 입력 2020.03.27 19:59
  • 수정 2020.04.02 13:53
  • 호수 1531
  • 댓글 1

‘펜데믹’ 공포 확산 세계인에게
“기도는 마음 다스림 방편이나
질병은 예방·치료해야” 메시지
기도·정진 통한 마음 다스림 강조
"환경위해 채식 실천” 제안도 눈길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불교지도자들이 국제사회와 불자들을 위한 위로와 조언의 메시지를 잇따라 전하고 있다. 티베트 달라이라마, 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 대만 자제공덕회 증엄 스님, 프랑스 플럼빌리지 틱낫한 스님 등은 지극한 신심과 더불어 이성적 대응을 통해 전염병의 위기와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이끌고 있다.

이들 스님은 종교지도자로서 신앙을 중시하되 실질적 대응을 방해하는 맹목적 종교행위가 벌이지지 않도록 조언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 이성으로 ‘생로병사’의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불교의 가르침이 위기의 순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중 법회와 만남을 중단한 달라이라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틀 후인 3월13일 트위터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달라이라마는 “마음의 평화를 구하기 위해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제거해야한다”며 “마찬가지로, 단지 바람만으로는 육체의 질병을 치료하지 못한다. 예방 조치를 취하고 처방된 약을 복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기도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염병의 공포가 확산될수록 맹목적 종교에 의지하려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질병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을 우려한 선제적 제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도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불자들의 자세를 제시한 기도문을 발표했다. ‘관세음보살님께 올리는 기원문’에서 “지금 우리는 하나로 단결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정부 각 부처가 이 위기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며 상호간에 더욱 신뢰할 수 있게 하여주시고 두려움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성운 스님은 불자들이 기도와 정진의 힘으로 이번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나친 두려움이나 불안감으로 혼란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당함과, 고난, 그리고 두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한 성운 스님은 “전염병 상황에서 어떠한 것에도 놀라지 않게 해주시고, 질병에 대해서도 냉정과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한 대응을 잊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어떠한 곤란이 있더라도 오직 자비와 지혜로 대응하고 모든 사람들이 환경보호와 생명보호를 중시해 이 위기를 평안함으로 전환 시킬수 있다”는 기도로 불자들의 실천방향을 제시했다.

증엄 스님이 설립한 대만 자재공덕회는 홈페이지에서 서비스되는 ‘데일리리마인더’ 메시지를 통해 전염병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제시했다.

3월11일 메시지에서는 “우리 자신의 삶이 걱정된다면, 모든 생명체의 삶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육식에 대한 갈망에 저항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건강을 보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음날엔 “진지한 생각도 이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힘”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삶을 다시 성찰하도록 거듭 강조했다. 증엄 스님은 가축의 대량 사육 등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식생활의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이 이끌고 있는 플럼빌리지도 온라인 명상 프로그램을 신설, 두려움을 떨치고 정진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불자들을 독려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전면 중단한 플럼빌리지는 3월25~29일 온라인 명상 지도 프로그램을 신설, 무료로 서비스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힘을 모았다. 플럼빌리지에서 불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9명의 마스터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5일간의 프로그램에서는 △마음 챙김의 토대 세우기 △불교철학으로 마음 이해하기 △사랑하는 관계 구축하기 △‘어머니 지구’로 가는 길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여를 주제로 불자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평화와 행복을 증장시키도록 이끌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31호 / 2020년 4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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