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연구소, 전국 74개 사찰 불단 정밀조사 착수
불교문화재연구소, 전국 74개 사찰 불단 정밀조사 착수
  • 임은호 기자
  • 승인 2020.03.31 16:50
  • 호수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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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함께 2024년까지 5년간
올해 금산사 등 전라도 사찰 시작
3D 스캐닝‧손상 현황 등 DB 구축
장엄구 목공예 외부 형태 파악도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과 함께 2024년까지 전국 74개 사찰 불단들에 대한 정밀조사를 착수한다. 사진은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 문화재청 제공.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과 함께 2024년까지 전국 74개 사찰 불단들에 대한 정밀조사를 착수한다. 사진은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 문화재청 제공.

불상을 봉안하고 의례에 필요한 다양한 기물을 올려두기 위한 용도로 제작한 일종의 받침대인 불단(佛壇)에 대한 정밀조사가 올해부터 5년간 전국 74개 사찰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국 불교문화 전통과 독창성을 갖추고 예술적 가치도 큰 불단에 대한 보존가치와 불교목공예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함께 2024년까지 74개 사찰 불단들에 대한 정밀조사를 착수한다. 불전 내부를 장엄하는 중요한 장식 요소인 불단은 종교적 상징성과 함께 부처의 세계를 장엄하는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며 수미단(須彌壇)으로도 불린다.

불단은 불상 봉안과 예배 방식 변화에 따라 제작 기술도 같이 발전해 왔다. 당대 우수한 장인들이 시대상을 반영한 다양한 문양과 도상을 정교하게 조각하기 때문에 역사‧미술사 분야와 불교 목공예 연구 자료로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불어 목패(木牌), 소통(疎筒), 촛대와 같은 다양한 의식구들과도 어우러지며 우리 불교문화의 전통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어 보존 가치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불단은 그동안 건물의 부속물로만 인식돼 왔다. 불상, 불화 등과 같은 불교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 부족한 편이었다. 또한 주재료가 목재이기 때문에 수리가 쉽지 않아 변형되기 쉽고 화재, 충해, 습기 등 외부 환경에도 취약했다. 때문에 훼손‧멸실 대비와 보존‧복원을 위한 원형자료 구축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있었다.

부산 범어사 대웅전 불단. 문화재청 제공.
부산 범어사 대웅전 불단. 문화재청 제공.

이에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과 손잡고 불단에 대한 인문학‧과학적 조사를 종합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정밀 진단을 통해해 원형 디지털 이미지 DB를 구축하고 시각적 디지털 콘텐츠 확보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사범위는 근대 이전 제작된 사찰 소장 불단으로 나무를 주된 재료로 한 불단 및 장엄용 목공예다. 조사 첫해인 올해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지역 16개 사찰을 대상으로 한다. 지역별 대상은 2002~13년 총 12년간 진행된 ‘전국 사찰 문화재 일제조사’ 등을 기초로 선정했다.

전북에서는 김제 금산사와 익산 숭림사, 무주 안국사, 부안 개암사, 완주 송광사 등 10개 사찰이 대상이다. 특히 고창 선운사 목패와 완주 위봉사 업경대 등 불단 장엄구 8점도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전남에서는 강진 무위사, 구례 천은사와 화엄사, 영광 불갑사, 해남 대흥사와 미황사 등 6개 사찰 불단이 대상이며 화엄사 목패 3점에 대해서도 장엄구 조사를 진행한다.

대구 파계사 원통전 불단. 문화재청 제공.
대구 파계사 원통전 불단. 문화재청 제공.

해당 불단에는 정밀 실측과 2차원 디지털 촬영, 3차원 입체 스캐닝, 도면 작업 등을 통한 원형 디지털 기록화 작업이 실시된다. 손상현황지도, 수종(樹種) 성분 분석, 보존환경 분석 등 보존과학 조사와 안전도 점검 조사 등의 과학 조사도 병행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해당 불단의 역사‧미술사적 의미를 연구하는 인문학 조사도 종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사찰 및 건축물 보수 이력 조사, 제작 시기와 장소, 후원자, 장인 등 조성배경도 고찰한다. 또 국외 불단 원형을 조사해 문양 및 장엄구의 보존‧관리 현황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보존할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불단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불단은 영천 은해사 백홍암 수미단(보물 제486호)와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보물 제1859호) 2건뿐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로 전국 사찰 불단의 현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해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사찰 목공예가 가진 우수성과 전통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산 환성사 대웅전 수미단. 문화재청 제공.
경산 환성사 대웅전 수미단. 문화재청 제공.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2021년에는 전남과 부산, 경남 지역 14개 사찰에서 불단 17점과 장엄구 9점을, 2022년에는 충남‧충북 15개 사찰에서 불단 18점과 장엄구 8점을 조사한다. 또 2023년에는 대구‧경북 지역 사찰 14곳에서 불단 15점과 장엄구 12점을 조사하고 마지막 해인 2024년에는 경북, 인천‧경기‧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15개 사찰에서 불단 16과 장엄구 13점을 조사할 계획이다. 5년에 걸쳐 진행될 이번 사업에서는 전국 사찰 74곳에서 불단 82점과 장엄구 53점이 조사될 예정이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2002~13년 실시한 ‘전국 사찰문화재 일제조사’를 통해 전국 3417개 사찰에서 16만3367점의 문화재를 전수조사한 바 있다. 2014~19년 진행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에서는 전국 114개 사찰 2만7171개의 방대한 목판을 정밀 조사하고 이중 12개 사찰에서 2750판의 목판을 인출하는 협업을 진행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32호 / 2020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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