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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화된 사고서 벗어나 본질을 사유하다”

  • 문화
  • 입력 2020.04.01 14:27
  • 수정 2020.04.01 14:29
  • 호수 1532
  • 댓글 0

개인전 ‘스스로 묻다’ 윤양호 작가
서울 갤러리 비선재 7월30일까지

 

39번째 개인전 ‘SELBST FRAGEN-스스로 묻다’를 연 윤양호 작가.
39번째 개인전 ‘SELBST FRAGEN-스스로 묻다’를 연 윤양호 작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입니다. 지난 10년 ‘오직 모를 뿐’이라는 주제로 아는 것을 버리는 과정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묻습니다. 관념화된 사고에서 자유로움을 찾아가는 자전적 개념들로 단색화와 색면추상의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단색화 작가 윤양호 전 원광대 선조형예술학과 교수가 39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서울 갤러리 비선재가 마련한 이번 전시 주제는 ‘SELBST FRAGEN-스스로 묻다’이다. 전시에는 전시 주제와 동명으로 새롭게 작업한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윤 작가는 단색화와 색면추상의 미학적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개념들 역시 단색화와 색면추상에 대한 미학적 개념을 정립해가는 과정이다.

“일상의 경험이나 지식을 통해 습득된 내용들은 관념화되고 고착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사람들은 이렇게 관념화되고 고착화된 판단들로 자신만의 틀을 만들어 마치 그것이 진리이고, 특성인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오직 모른다’는 이러한 안다고 하는 관념이 사실은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자연과 대상의 본질적 모습을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내며 예술의 정신성과 조형성의 관계를 ‘스스로 묻다’라는 이름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윤양호 作 ‘Selbst Fragen 19-20-2’, Mixed media(pigment) on canvas, 227.3×181.8cm.
윤양호 作 ‘Selbst Fragen 19-20-2’, Mixed media(pigment) on canvas, 227.3×181.8cm.

이러한 윤 작가의 변화는 작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기존의 작품들이 ‘블루’ 계열의 색을 주로 사용한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레드’ 계열의 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이전에는 안료에 모래나 돌가루를 섞어 작품에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순수한 안료만을 사용해 캠버스의 질감과 평면성을 강조했다. 단순하고 명료한 재료의 변화는 그의 작품을 한결 맑고 투명하게 만들었다.

“물에 풀어진 안료는 붓질을 하는 행위에도 결코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10번 이상을 거듭해야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아주 많은 반복적 행위를 거친 후에는 결국 행위적 흔적마저 사라지며 완전한 독립된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스스로 존재하는 모든 대상들은 어떠한 분별도 없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작품으로 드러난 색면은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당신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윤양호 작가는 “40여년간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많은 고통과 외로움, 쉽지 않은 일들을 경험했고, 그럴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이 길이 힘들지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작품을 통해 이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갤러리 비선재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전시는 7월30일까지 계속된다. 02)793-5445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32호 / 2020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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