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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과 자존심 차이

기자명 황산 스님

자존심은 아만·고집 의미 포함
마음변화 잘 알면 자존감 고양
불성 있음 아는 게 최고 자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랑의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사랑하면 자존감이요, 자기식대로 사랑하면 자존심이 되기 쉽다. 자존심은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자존감은 대상과의 관계에서 자신과 남이 모두 존귀함을 아는 일이다. 모두들 자식을 사랑하지만 그 방법에 차이가 있듯 자신의 내면도 마찬가지다.

자존심(自尊心)과 자존감(自尊感)을 한자로 살펴보면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는 뜻은 같지만 자존심이란 말속에는 아만, 고집 등 부정적인 뜻이 많이 포함된 지 오래다. 자존심을 지키는 것은 좋지만 그러다 갈등을 일으키거나 심리적 고통을 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자존감이라는 심리 용어가 새롭게 등장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을 관찰하는 좋은 방법은 내면인 마음의 세계와 외부 상황인 대상으로 나눠 보는 것이다. 외부 상황은 거대한 우주와 그 속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명들을 하나하나 살피면 된다. 자연계의 법칙과 인간계의 규율과 문화, 관습 그리고 개개인과의 관계 등을 말한다. 그것을 잘 이해해 사람들과 관계에 참고하면 서로 행복하고 조화롭게 살 수 있다.

마음도 외부 상황과 다르지 않다. 마음은 온갖 감정과 이성을 지니고 있다. 희로애락, 오욕칠정 등 108가지 마음을 이해해야 하고, 그 108가지 마음의 상호 관계 원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4가지 감정으로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이고, 오욕(五慾)이란 식욕, 물욕, 수면욕, 명예욕, 색욕이다. 칠정(七情)이란 7가지 감정으로 기쁨(喜), 노여움(怒), 슬픔(哀), 즐거움(樂), 사랑(愛), 미움(惡), 욕망(欲)을 말한다.

외부 세계가 거대하듯 마음의 영역도 거대하며 미묘하다. 그러나 아무리 거대하더라도 일정한 패턴이 있고 그 흐름을 잘 이해하면 마음이 조화로워져서 편안해지고 자비로워지게 되며 자존감이 상승한다. 부처님께서는 그 흐름을 읽는 방법을 제시해 주셨고, 그 방법으로 자존감은 극대화된다.

자존심은 자신에게만 집중될 때 왜곡되기 쉽다.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이 자신에게만 국한되면 매사에 비타협적이고, 불평불만이 일어난다. 또 경쟁과 차별을 유발하며 이기적이 되어 늘 좌충우돌한다. 자존심을 지키려다가 나와 남 모두에게 상처만 주게 된다. 하지만 나보다는 남의 자존심을 지켜주려 노력하면 보살과 같은 마음을 갖게 된다. 남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은 어렵지만 그 열매는 달고 값지다. 남의 자존심 세우기를 계속하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황산 스님

그럼 자존감이란 말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생명에게 불성(佛性)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불성이란 본래부터 물들지 않는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근본성품이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영가든 관계없이 모든 생명에겐 불성이 있다. 그래서 “내가 본래 부처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고, 나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다 부처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이 부처이고 모두가 부처임을 잘 이해한다면 자존감은 훌륭하게 작용될 수 있다. 따라서 자존감은 불성을 느끼는 것이요, 불성을 확장하는 것이다. 남의 자존심을 세워주려 노력하면 나와 남의 불성도 깨어난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532호 / 2020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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